66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시내는 진보 보수 진영의 기념 집회로 어수선했다.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지만 한국 사회의 분열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진영 80여개 시민 사회 노동단체와 야 5당 관계자 등 3,5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왕복 12차선 도로에서 '광복 66년, 한반도 자주ㆍ평화ㆍ통일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이명박 정부가) '북 정권 붕괴'의 헛된 꿈에 집착해 남북관계 단절, 군사적 압박 등의 적대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며 "대북적대정책을 막아내고, 불평등한 한미동맹을 뛰어넘어 새로운 평화협력체제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살수차를 동원하고 차벽을 설치, 서울광장 쪽 진출을 막은 경찰이 이들의 현수막에 물대포를 두 차례 쏴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집회 참석자들이 서울역 쪽으로 물러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라이트코리아,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100여곳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종북세력 척결 및 교육 바로 세우기 8.15 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4,000여명이 참가해 "김정일은 나쁜 놈! 편드는 자는 더 나쁜 놈! 대한민국 좋은 나라! 미국은 영원한 친구!"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국가 종북 세력을 강력척결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8월24일 단계적 무상급식 투표의 날'이라고 적힌 어깨띠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전면무상급식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다.
전국에선 독도 관련 일본 규탄 집회, 태극기 걸기, 타종 등 광복절을 축하하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광복회 강원지부는 이날 광복절 경축 기념행사장과 주요 도로에 '역사 왜곡 후원하는 기업 제품 불매 운동'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일본 기업 제품 불매 운동을 벌였다. 또 강원 원주시 박경리문학공원은 13일부터 태극기 815개를 행사장에 빼곡히 걸었고, 경남 창원시는 청사 벽면에 가로 10m, 세로 7m의 초대형 태극기를 선보였다. 서울시 보신각을 비롯, 전국 대부분 지자체는 타종행사 및 독립만세 재연 행사 등을 가졌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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