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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선 쏠린 다롄… 中, 시위에 고분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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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선 쏠린 다롄… 中, 시위에 고분고분

입력
2011.08.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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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첫 항공모함의 시험운항지인 중국 랴오둥(遼東)반도 남단에 위치한 다롄(大連)시가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시민요구를 당일 수용하는 전례 없는 결단을 내려 주목을 끌고 있다.

다롄시 당국은 14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시에서 시민 1만2,000여명이 유독성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당일 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공장 폐쇄 명령을 내렸다. 최근 중국에서 대규모의 항의 시위가 발생한 주민들의 요구를 그것도 당일 수용한 사례는 처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다롄시 당국이 즉각적인 시민달래기에 나서는 등 중국 근대 역사상 초유의 결단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시청 앞 광장에 모여 유독성 화학물질인 파라크실렌(PX)을 생산하는 푸자(福佳)대화석유화공유한공사 공장을 시 외곽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푸자는 다롄공장에서 화학섬유 원료인 PX를 중국 최대인 연간 70만톤 생산하고 있다. 다롄 시민들은 최근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이 공장 인근의 방파제가 붕괴하면서 유독물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공장이전 시위를 벌인 것이다. 다롄시 당국은 경찰력을 동원해 질서유지에 나섰으나, 점차 많은 시민들이 시위에 가세하자 탕쥔(唐軍) 다롄시 당서기와 리완차이(李萬才) 시장이 직접 나서 문제 공장에 대한 조속한 폐쇄 명령을 지시했다.

다롄시 정부의 전격적인 결정은 국내 여론과 함께, 해외 시선이 다롄에 집중되는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시험운항을 마친 중국 최초 항모 바랴그호의 개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다롄조선소에 대한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부담이 커진 시 정부가 조기수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다롄은 바랴그호의 모항(母港)이 될 것으로 확실시 될 뿐 아니라 중국 최고의 해군 장교 양성기관인 다롄함정학원이 위치하고 있어, 중국의 전략적 군사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나라 말기부터 군사적 거점으로 꼽혀온 다롄은 베이징과 인접한데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만주 진출의 교두보여서 러일 전쟁의 최대 격전지가 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사이트 보쉰(博訊)닷컴이 중국 핵 잠수함의 방사성 물질 누출 의혹을 제기한 샤오핑(小平島) 해군기지가 위치한 곳도 다롄이다. 중국 당국은 핵 잠수함의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샤오핑다오 일대 주민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 동북진흥전략에 따라 중국 동북지역의 경제 거점인 다롄이동북아시아 물류 중심지인 동시에, 중국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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