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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남자 100m '자메이카 집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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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남자 100m '자메이카 집안싸움'

입력
2011.08.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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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번갯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도핑 비상이 걸렸다.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남자 100m 레이스 출전이 예상됐던 선수들 중 올 시즌 세계랭킹 3, 4위가 잇달아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이름처럼 번갯불이 번쩍 하는 순간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우사인 볼트(25ㆍ최고기록 9초58), 그리고 아사파 파월(29ㆍ9초72)의 발목에 제동을 걸 인간탄환들이 대구 스타디움에 발을 딛기도 전에 제 무덤을 판 것이다. 볼트와 파월은 모두 자메이카 대표. 따라서 대구대회 남자 100m는 자메이카 선수들의 대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9초85의 기록으로 올 시즌 랭킹 4위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 로저스(26ㆍ미국)가 지난달 19일 이탈리아 리그나노에서 열린 국제육상대회 후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15일 보도했다.

대구대회를 10여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육상경기연맹은 자국 반도핑 기구에 재검사를 요청했다. 로저스는 대구대회 100m, 400m계주 미국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검 결과 로저스의 약물 복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자메이카에 100m 챔피언 자리를 넘겨준 미국팀의 와신상담은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올 시즌 랭킹 6위권에 머물러 있는 볼트의 컨디션 난조를 틈타 타이슨 가이(29ㆍ9초69)와 로저스를 앞세워 '육상의 꽃' 100m 챔피언 자리를 탈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가이가 오른쪽 무릎 고관절 수술을 이유로 일찌감치 대회 출전을 포기, 김이 빠진 상태였다. 가이는 지난해 볼트를 꺾은 바 있어 미국으로서서는 아쉬움이 더욱 크다.

스프린터 천국인 자메이카도 약물에 노출돼 있다. AFP통신은 올 시즌 9초80을 찍어 랭킹 3위를 기록한 스티브 멀링스(29)도 14일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멀링스는 2004년에도 스테로이드제 복용으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의해 2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어 퇴출 기로에 서 있다.

한편 리처드 톰슨(26ㆍ트리니다드 토바고)은 14일 자국 선수권대회에서 9초85를 기록, 대구대회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톰슨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에서 볼트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이날 자신의 최고기록을 0.04초 단축했다. 톰슨은 "대구대회에 참가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대한 희망을 보였다.

육상에서 약물 추방이 뿌리를 내리게 된 계기는 바로 88서울올림픽이다. 이전까지 육상은 약물에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IOC는 88올림픽을 금지약물에 대한 도핑 검사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대회로 규정하고 있다. 88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벤 존슨(캐나다)은 라이벌이었던 칼 루이스(미국)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끝에 9초79의 당시로는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러나 그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복용이 들통나 3일 만에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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