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막바지 1945년 7월 2일, 고군산반도와 선유도를 가로질러 일본으로 향하던 배 한척이 미군 폭격기에 의해 격침된다. 그리고 2011년 4월, 그 침몰선의 발굴이 시작됐다. 이 배에는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16일 밤 9시 50분 EBS에서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침몰선, 잠든 역사를 깨우다'는 지난해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100일간 진행된 '시마마루 12호' 해저탐사 과정을 취재하고 침몰선에 묻힌 우리 역사를 조명한다.
전쟁이 패색이 짙어지자 일제는 광산업 인력을 20만에서 70만명으로 늘리며 한반도에 대한 수탈의 강도를 높인다. 가장 많은 수탈이 이루어진 게 바로 금이었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엄청난 양의 금을 생산하고 있었다. 조선은행에는 지금 시세로 치면 13, 14조원에 해당하는 금화와 금괴 250톤, 현 시세 810억원에 해당하는 은화와 은괴 68톤이 있었다. 조선 경제는 금을 조선은행에 쌓아놓고 이를 바탕으로 유가증권을 발행하던 금본위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일제 멸망과 함께 조선의 금과 은, 그리고 각종 문화재와 귀중품들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1951년 10월 시작된 한일수교 협상에서 우리가 배상의 첫 번째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조선은행에서 반출한 250톤의 금과 은의 즉각적인 반환 청구였다는 충격적인 사료도 공개된다.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침몰된 배에서 발견된 5톤 이상의 중국 주화와 유골의 비밀도 추적한다. 일본 전몰자협회와 순직선원현창회에서 선박전문가의 증언을 토대로 66년 전 그 날 침몰된 배를 복원시켜 사라진 역사의 현장을 되살린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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