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대 흡연자들은 캠퍼스 안에서 담배를 구입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대는 건강캠퍼스 조성을 위해 학내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담배 판매에 제한을 두려는 것은 국내 대학 중 서울대가 처음이다. 현재 서울대는 생활협동조합 12개(국산 담배만 판매)와 편의점 3곳에서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은 "학교는 병원과 같은 공공시설로 명백한 금연 구역인데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담배 판매금지 안건을 조만간 열리는 학장회의에 제안하고 9월 중으로 학생회와 생협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건강캠퍼스 조성 방안으로 금연보조제인 니코틴 패치 제공, 금연 교육 프로그램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대학원 측은 서울대 흡연학생 비율을 3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2009년 보건대학원에서 실시한 건강캠퍼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1,609명의 응답자 중 흡연자가 28%에 달했다. 서울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흡연실태조사는 아직까지 진행된 바 없다.
하지만 실제로 담배 판매가 금지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운다는 재학생 김모(20ㆍ사범대 과학교육과 1)씨는 "나라 전체에서 담배를 안 파는 것도 아니고 조금 귀찮긴 하지만 캠퍼스 밖으로 나가 사오면 그만 아니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관계자도 "담배는 전체 매점 매출액의 10%도 안 될 정도로 구입하는 학생들이 극히 일부"라며"건강캠퍼스 구축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겠지만 이 조치 만으로 거둘 수 있는 금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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