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업체들이 소리없이 국내에 들어와 국내 기업 사냥에 나섰다.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사회관계형게임(SNG)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3대 SNG 업체인 디엔에이(DeNA), 그리(Gree), 믹시 등이 국내 게임개발업체들의 M&A를 추진하고 있다. SNG는 같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과 친구를 맺고 서로 교류하며 협업하는 형태의 게임을 말한다. 게임 내에서 친구맺기, 채팅, 선물보내기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가 이뤄지기 때문에 SNG라고 부른다.
일본 SNG 업체들은 국내 게임개발업체들을 노리는 이유는 온라인 게임 개발 능력을 높이 평가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게임개발업체들은 마케팅이나 수익 창출 방법이 일본에 뒤져 휴대폰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다보니 M&A에 취약하다는 것이 일본 업체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일본 SNG 업체들은 국내 게임 개발업체를 인수해 국내에서 게임을 개발한 뒤 일본에서 서비스하며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1위 SNG 업체인 DeNA는 최근 국내에 7억 원 규모의 지사를 설립했다. '모바게 타운'이라는 일본내 1위 휴대폰용 게임포털을 운용하는 DeNA는 지난해 매출이 1조5,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업체다. 그런데 국내 지사는 본사 상무급이 지사장을 맡아 혼자 운영한다. 이유는 M&A가 목적이어서 많은 인력이 필요없기 때문. 게임업계 관계자는 "DeNA는 최근 SNG를 개발하는 국내 게임개발업체들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미국에서 모바일 게임업체 엔지코모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6,000억 원을 올린 일본의 2위 SNG 업체 그리도 국내 게임개발업체를 접촉 중이다. 이 업체는 SNS와 게임을 이용하는 2,500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각종 SNG를 올해 다수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그리는 최근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용 SNG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2,300만 명인 일본의 3위 SNG 업체 믹시도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SNG를 확보해 일본에서 서비스할 방침이다. 이 업체는 한국에서 싼 값에 SNG를 공급받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M&A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M&A가 확대될 경우 개발인력의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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