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공연 중인 유명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69ㆍ사진)이 14일 콘서트 도중 돌연 10여분간 연주를 중단해 물의를 빚었다.
바렌보임은 웨스트 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와 함께 10~14일(13일 제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9곡 전곡을 공연하고 있으며 이날은 제2번과 제9번 '합창' 연주가 예정돼 있었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바렌보임은 이날 베토벤 교향곡 제2번 1악장까지 지휘하다 갑자기 연주를 중단하고 무대를 떠났다. 무대 위에 남아 있던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뒤이어 모두 퇴장했다.
바렌보임과 단원들은 객석에서 웅성거림이 10여분간 이어진 뒤에야 다시 무대로 나왔다.
바렌보임은 관객들에게 '에어컨 문제로 중단했다'고 해명하고 1악장부터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그는 이번 공연 기간 내내 예술의전당 내 온도가 높다는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내부 온도는 섭씨 20도에서 높아 봐야 섭씨 23도"라고 해명했다. 국공립 공연장은 정부 지침에 따라 예년보다 2~3도 가량 높은 26도를 유지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예전처럼 냉방을 가동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바렌보임의 연주 중단이 연주 자체에 대한 불만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나흘 동안 웨스트 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가 보여준 연주력은 바렌보임의 지휘와는 별개로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크레디아 관계자는 "지휘자가 냉방 문제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아마 연주에 완벽을 기하려다 보니 일시적으로 중단한 듯싶다"고 말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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