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에서 벌어진 1위 삼성과 2위 KIA의 경기. 삼성 6번 왼손타자 채태인(29)은 불쾌함을 감출 수 없었다. 팀이 4-2로 재역전에 성공한 5회 말 2사에서 채태인은 KIA 선발 트레비스의 투구에 어깨를 맞았다.
다소 고의성이 있었다고 느낀 채태인은 한동안 트레비스를 노려본 뒤 천천히 1루로 걸어나갔다. 결백을 주장하던 트레비스는 김희걸로 교체되면서 채태인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고, 양측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오면서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흘렀다.
잠시 숨을 고른 채태인은 7회 확실하게 어깨를 폈다. 채태인은 2사 1루에서 맞은 4번째 타석 볼카운트 0-3에서 상대 왼손 중간계투 심동섭의 4구째 시속 138㎞짜리 한복판 직구를 밀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시즌 4호 홈런.
지난달 2일 대구 롯데전 이후 33일 만에 손맛을 느낀 채태인은 올시즌 4홈런 중 3개를 KIA전에서 터뜨렸다. 채태인은 개막전이었던 4월2일 광주경기에서 승부를 뒤집는 만루홈런과 이튿날 솔로홈런 그리고 이날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 채태인은 "스리볼이었지만 '좋은 공이 들어오면 치라'는 사인이 나왔기에 자신 있게 휘둘렀다"며 "뇌진탕 후유증 등으로 오랫동안 뛰지 못했는데 남은 시즌에는 팀 1위를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6-2로 승리한 삼성은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을 챙기며 팀간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반면 KIA는 3위 SK에 1.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4, 5위가 맞붙은 잠실에서는 롯데가 LG를 4-1로 제압하고 팀간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두 팀은 주말 3연전에서 1승씩을 나눠가지며 4위 전쟁을 이어갔다.
롯데 선발 부첵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 2승(1패)을 수확했다. 부첵의 첫승 제물도 데뷔전이었던 7월15일 부산경기 때 LG(5와3분의1이닝 1실점)였다. 롯데 새 마무리 김사율은 1이닝 무실점으로 7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5승2패11세이브2홀드.
그러나 이날 경기가 끝난 후 화난 수 백여 명의 LG팬들은 정문 출입구를 막아선 채 박종훈 감독, 선수들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LG 가을야구 또 내년입니까'라는 플래카드를 든 이들은 응원가를 개사해 "나와 나와 나와 이병규"를 부르며 불만을 표시했다. LG는 최근 선수와 팬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며 '청문회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SK가 장단 18안타를 앞세워 꼴찌 넥센을 11-0으로 대파했다. SK는 시즌 첫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하며 함께 올시즌 팀 최다안타 기록(종전 16개)도 갈아치웠다. 넥센은 최근 4연패, 인천 8연패의 늪에 빠졌다.
SK는 0-0이던 4회 말 권용관이 넥센 선발 심수창을 두들겨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권용관의 만루홈런은 LG 시절이던 2006년 4월29일 잠실 현대전에서 이현승에게 뽑은 이후 1,933일 만이자 개인통산 2번째. SK 선발 고든은 7이닝 4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3승(1패)을 올렸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1-2로 뒤진 6회 대거 7득점하며 두산에 역전승을 거두고 홈 4연패를 끊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잠실 인천 대구 대전구장에 총 60,608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날까지 시즌 총 관중은 5,023,89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시즌 전체 532경기 중 382경기 만에 역대 최소경기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382경기는 종전 최소경기 기록인 2010년의 446경기를 64경기나 앞당긴 기록이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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