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인 문제로 동물실험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이뤄진 동물실험 횟수는 370만건으로 전년보다 10만5,000건 늘었다. 이런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대체시험법으로 인간 세포가 연구 중이다.
허용 한국동물대체시험법학회장(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교수)은 "현재로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건 어렵기 때문에 돼지보다 쥐, 쥐보다 세균 등 하등동물로 실험동물을 대체하고 있다"면서 "인간의 피부세포도 대체시험 대상의 하나"라고 말했다. 인간 세포에 신약후보물질을 넣으면 동물실험 없이도 사람에게 나타날 부작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로 암세포처럼 죽지 않고 계속 분화하게 만든 각질세포가 쓰인다. 각질세포는 피부 가장 바깥에 있는 세포로, 피부질환으로 수술하는 환자에게서 얻는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도 대안 중 하나다. iPS는 체세포를 거꾸로 되돌려 만든 줄기세포다. 올해 4월 과학학술지 에는 정신분열증 환자에게서 얻은 iPS를 신경세포로 다시 분화시켜 여러 약물의 효과를 실험한 연구결과가 실렸다. 국내에서도 5월 김동욱 교육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연세대 의대 교수) 주도로 iPS 은행이 설립됐다. 이 은행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의 iPS로 발병 원인을 밝히고, 동물실험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컴퓨터를 이용한 실험도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이상엽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가상세포를 개발했다. 가상세포는 실제 세포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물학적 반응을 컴퓨터에 그대로 재구성한 세포다. 이 교수는 "가상세포를 이용하면 연구시간과 비용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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