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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내수강소기업 육성으로 위기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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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내수강소기업 육성으로 위기 넘자

입력
2011.08.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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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열흘 간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다시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속에 어두운 먹구름이 폭풍과 함께 몰려오고 있다. 이번에 재발한 경제위기는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처리과정에서 상당부분 예견된 것이었다.

2008년과는 다른 구조개혁 필요

미국의 부도덕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을 필두로 붕괴되기 시작한 금융시스템의 위기는, 월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하지 못하고 G20으로 상징되는 전세계 주요국가들의 막대한 재정지출과 양적 통화팽창과 정책공조로 임시변통하였다. 그러나 암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 못한 인체가 보양식으로만 연명할 수 없듯이, 결국 언젠가는 터질 문제가 터진 것이다. 신용평가기관인 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것일 뿐이다.

이번 사태가 근본적으로 언제 해결될지 아무도 장담 못하는 이유는, 첫째는 더 이상 G20 국가의 재정확대 여력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각국이 처한 개별 경제상황이 모두 녹록지 않아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8년 이후 급격하게 퍼부었던 재정지출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물가상승의 폐해가 발목을 잡고 있고, 미국은 국가부채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이견으로 인한 정치적 신뢰 위기와 지속적인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연준(FRB)의 통화정책의 한계가 스스로 구조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유럽은 애초에 구조적으로 경제력이나 생산성의 격차가 현격한 빈국과 부국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지 못하고 유로존(Euro-zone)이라는 하나의 정치경제적 통합체의 태생적 한계가 오히려 두 그룹 간의 격차를 더 벌려놓았다. 역내에서 경제사회적 혼란이 더욱 증폭되는 부정적 결과가 초래돼 급기야 두 집단 간의 정책적 갈등이 너무 커서 두 개의 유로존으로 갈라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존재한다.

이러한 세계경제 위기의 후폭풍 속에서 한국경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MB정부 출범 직후 터졌던 2008 금융위기의 극복과정에서는 다급한 나머지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가장 약발이 빠른 수출대기업이라는 단발엔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자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감행하였고, 재정지출도 4대강을 위시한 토건사업에 올인하여 단기적으로는 OECD 국가들 중에서는 경제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내수 부진의 구조적 문제를 더 악화시켜 이번 위기 재발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위험)이 가장 높아 대외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를 더 악화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금번 재발한 위기는 장기적 글로벌 경기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에 2008년과는 완전히 다른 근본적인 구조개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내수를 증진시키고 동시에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대외리스크에 내성이 강한 중소기업(강소기업)들이 들불처럼 일어나도록 기업생태계를 바꿔줘야 한다.

이미 청와대와 정부는 올 초부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인 수출대기업과 중소내수기업 간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의 해결 없이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사회 문제가 안풀린다는 것을 직시하는 듯하였다. 그래서 동반성장위원회를 설립하여 대기업에 착취당하는 중소하청기업 문제를 풀고자 노력하였으나, 재벌들의 조직적 반발과 이념적 논쟁으로 변질되는 바람에 파급효과가 찻잔 속의 태풍이 되면서 여론의 관심에서 사라져 버렸는데 이를 다시 살려야 한다. 정부의 책임은 시장이 실패하면 법과 제도로써 시장을 다시 살리는 것이다.

동반성장으로 기업생태계 바꿔야

MB정부가 친재벌정책의 일환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기시킨 결과가 재벌들이 계열사들에 서로 일감을 몰아줘서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인 광고회사, 레스토랑, 문구점(MRO) 등을 양산시킨 것인데, 이는 결국 중소기업 죽이는 것임을 사후적으로 알고 가슴을 치고 있을 것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금번 세계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고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가 살 길은 강소기업들이 많아지고 성장하여 강한 내수대기업이 되도록 기업생태계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강력한 공정거래정책 하에 출총제를 속히 부활시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성과공유제 등을 정착시켜야 한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ㆍ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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