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힐러리로 불리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고성장 경제에다 에비타 향수를 자극한 것이 효력을 발휘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14일 실시되는 예비선거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무난히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예비선거는 참여 정당별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득표율이 1.5%를 넘지 못하는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18세 이상 유권자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후보별 특표율이 집계되기 때문에 10월 13일로 예정된 대선의 판도를 가늠할 기회가 된다.
관건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40% 이상을 득표하느냐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차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득표율이 40%를 넘고 2위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당선이 확정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득표율이 낮고 야당후보가 선전하면 대세론은 수그러들고 대선은 경쟁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로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가 그라시엘라 로머는 CNN에 “여론조사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42~43%의 득표율을 얻어 1위이고, 리카르도 알폰신 연방하원의원(17~18%), 민중연합소속 에두아르도 두알데 전 대통령이 큰 차이로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인기요인은 무엇보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최근 수년간 8%에 달할 정도로 고도의 경제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10월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심장병으로 사망한 것이 동정심을 몰아주었고, 여전히 인기가 높은 에바 페론(일명 에비타) 전 대통령부인의 대형 조각상까지 설치하며 에비타 향수를 불러일으킨 전략도 주효했다.
하지만 최근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시장선거에서 잇따라 낙마했고,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반기업 정책에 대해 집권 정의당(페론당)조차 내부비판을 하는데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에는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물가상승률이 실제는 정부 공식발표수치인 10%의 3배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오는 등 거품경제에 대한 지적도 복병이 되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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