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동안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한 연주가가 한 번의 지각을 이유로 해고 당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국내 A시립교향악단 소속 바이올린 연주자 김모(43)씨는 “근무평정 하락에 영향을 준 지각처리 1회에 문제가 있고 실기평정 또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김씨는 소장에서 “연주 전 리허설 시간에 다소 늦는 것은 그 빈도가 높거나 상습적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실제로 당시 리허설 첫 곡에는 바이올린 연주가 없었고, 입장했을 당시는 연습 시작 전 튜닝시간이어서 다른 단원에게 피해를 줄 상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차문제로 리허설시간에 잠시 늦었다고 해서 이를 지각으로 처리한 뒤 기준미달 점수를 만들어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994년 7월부터 A교향악단 바이올린 단원으로 일하던 김씨는 올 1월 실시된 정기평정에서 기준점수인 70점에서 0.2점 모자라 해고되자,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북지방노동위는 올 4월 “이번 평정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평정점수도 최하위 수준이었다”며 김씨의 신청을 기각했고, 중앙노동위도 같은 취지로 김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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