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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인터넷 여행업체 윔두코리아의 윤신근 사장 "유럽의 古城을 통째로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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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인터넷 여행업체 윔두코리아의 윤신근 사장 "유럽의 古城을 통째로 빌려드립니다"

입력
2011.08.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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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창연한 유럽의 옛 성(城)을 통째로 빌릴 수도 있을까? 성뿐만 아니라 하인까지 있어 그야 말로 귀족처럼 휴가를 즐길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가격은 하루에 ‘단돈’ 5,000달러. 보통 사람들에겐 어마어마한 액수이지만 그런 상품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게다가 백화점에서 몇 천 만원을 ‘질러대는’ 부자들이라면, 하루 500만원 남짓한 돈은 굳이 못 쓸 금액도 아니다.

그런데 대체 이런 상품은 어디서 취급할 까. 보통 여행사엔 없고, 인터넷 숙박제공업체 윔두코리아에만 있다. 민박 전문인데, 빌려주는 민박집이 허름한 방 하나에서부터 아파트 팬션, 그리고 고성(古城)까지 없는 게 없다. “유럽의 마을을 통째로 빌려주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어요. 임대기간 동안 원래 살던 마을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대신 여행객들이 마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거죠.”

한편으론 황당하고, 한편으론 기발한 이 여행사의 윤신근 대표를 만났다.

남과 다른 경력

그는 27세 청년이다. 남들은 취업 준비 여념이 없거나 혹은 운이 좋았다면 이제 막 신입사원이 됐을 이 나이에 윤 대표는 ▦로켓인터넷코리아 ▦제이드그룹코리아 ▦그루폰코리아 ▦글로시박스코리아 등 4곳의 사장과 ▦윔두코리아 사장 겸 아시아 10개국 지사를 관리하는 아시아 총괄사장까지 5개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대체 비결이 뭘까.

아마 그의 남다른 경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선 그는 ‘국제적’으로 자랐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로 단신 유학을 떠났다. 중학생 때 185㎝의 건장한 체구였던 그를 오히려 백인 학생들이 무서워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모두 너처럼 크냐고 묻더라구요.”지금도 윤 사장은 아이들처럼 천진한 인상이지만 일어서면 키가 192.7㎝로 가히 위압적이다.

그는 에모리 대학에 다니던 중 일부러 휴학을 하고 귀국했다.‘군대에 가고 싶어서’였다. 군에서도 특이하게 해외파병을 자원, 레바논에서 유엔 평화 유지군으로 6개월을 복무했다. “힘든 일을 하고 싶었는데, 영어를 하다 보니 현지 유엔사령부를 오가며 통역을 주로 했어요. 군에서 행정서류를 다루며 문서 작업을 익혔고, 속도와 정확성을 위해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배웠지요.”

제대 후 그는 복한 대신 해외파병수당 1,000만원으로 베스트플레이스라는 회사를 세웠다. 뜻밖에도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았다. “자꾸 뒤돌아보면 열심히 일을 하지 않게 되니까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빌 게이츠도 대학 졸업을 못했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베스트플레이스는 평생 가보고 싶은 최고의 음식점만 골라서 할인쿠폰을 주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 이 전략이 맞아 떨어져 성공하다 보니 창업 3개월 만에 인터넷 쇼핑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의 매각 제의를 받고 회사를 팔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5개 업체 설립

그 때 독일의 로켓인터넷에서 느닷없이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로켓인터넷은 독일의 IT전문기업을 육성하는 업체(인큐베이터)로, 이베이유럽을 비롯해 세계 최대 할인쿠폰 업체 그루폰을 육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11월 독일의 올리버 샘버 로켓인터넷 회장을 만났다. 그의 질문은 간단했다. 자본금을 줄 테니 한국에서 창업하는데 얼마나 걸리겠냐는 것. “성격이 급한 사람 같았어요. 그래서 무조건 한 달 안에 끝내겠다고 했죠.”

그렇게 해서 그는 로켓인터넷의 유일한 해외 지사장이 됐다. “로켓인터넷은 채용 원칙이 특이해요. 젊은 사람을 선호해요. 야망과 도전 정신이 강하고 일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거죠. 성적은 보지 않지만 좋은 학교 출신이면 유리하고, 사업 경험이 있어야 하며 증권이나 경영컨설팅처럼 숫자를 다룬 일을 한 사람을 찾아요. 그래서 사람 뽑기가 정말 힘들어요.”

샘버 회장은 그를 채용하자마자 이메일을 한 통 보냈다. 한국에 그루폰을 설립하라는 것이었다. 윤 사장은 두 달간의 작업으로 지난 3월에 그루폰코리아와 함께 회원제 쇼핑몰 업체인 제이드그룹을 동시에 설립했다. 이어 6월엔 개인맞춤형 쇼핑몰 글로시박스코리아를, 7월 말에는 윔두코리아를 잇따라 설립했다. 5개 업체의 전체 직원은 740명. 그는 5개 업체의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세계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이 곧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어 그를 설레게 한다.

아이디어 또 아이디어

윤 사장의 목표는 3개월에 하나씩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 그가 내놓은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들어보면 정말 기발하다.

“차를 빌려주는 사업도 검토 중이에요. 출근해 주차장에 세워놓으면 차는 하루 종일 놀잖아요. 이걸 돈 받고 빌려주는 거죠. 사람들의 경험을 빌려주는 사업도 있어요. 자신의 체험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올려놓고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알선해 주는 겁니다. 출퇴근 경로를 이용한 사업도 있습니다. 내가 오늘 다닐 경로를 인터넷에 올려 놓으면 그것을 보고 경로상에 있는 사람이 비용을 주고 심부름을 시키는 거죠.”

그는 자신의 장래에 대해 확정 짓지 않는다. 뭐든 계속 경험하고, 계속 도전해볼 생각에서다. 5개 회사 사장명함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영락없는 꿈 많은 젊은 이였다.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우선 공부를 끝내야겠죠. 저 아직 4학년 1학기만 마치고 휴학중인 대학생이거든요.”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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