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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권혁세 "외국계 증권사, 한국 불안감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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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권혁세 "외국계 증권사, 한국 불안감 증폭시킨다"

입력
2011.08.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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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관들이 불안감을 증폭시킨다"(정부)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 뿐이다" (외국계 기관)

우리 정부와 외국계 기관들의 신경전이 이번에도 재연됐다. 정부가 우리나라의 위험성을 경고한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 전문가들은 일부 외국계들이 무리한 평가를 하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 정부도 지나치게 과민 반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사장과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으로 유럽 재정위기 악화 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대외 상환능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향후 보고서 등 발표 시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이 유럽 재정위기에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한 모건스탠리, 노무라증권 등의 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은행, 증권회사 등 20개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권 원장은 "우리나라는 대외채무가 적고 외환보유액이 많아 재정건전성이 양호해 대외불안 요인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또 "근거 없는 악성루머가 생성ㆍ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근절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도 전날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지난번보다 잘 갖춰져 있고 만약 더 어려움이 닥친다면 2008년처럼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을 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당부했다.

우리 정부와 외국계 기관 간의 미묘한 갈등은 위기마다 되풀이 된다. 지난 2008년 10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침몰하는 한국'이라는 1개면 기획기사를 내보내자, 당시 정부는 조목조목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2009년 초에는 골드만삭스가 그 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4.5%로 전망하며 정부와 갈등을 빚다 불과 3개월 뒤 전망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양측의 신경전이 때마다 반복되는 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은 튼튼하지만 대외 민감도가 과도하게 높기 때문. 우리 정부는 펀더멘털을 강조하지만, 외국계들은 대외 취약성에 더 주목을 하는 것이다.

결국 과민 반응보다는 대외 신용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이 아니라 뉴욕 런던 증 금융 중심지에서도 국내 은행에 돈을 빌려줘도 안전하다고 인식될 정도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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