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삼성-KIA전이 열린 대구구장. 삼성이 6-3으로 앞선 8회초 수비 2사 1루에서 오치아이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안지만의 공을 건네 받자 3루측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200세이브에 1개 만을 남겨둔 오승환(29ㆍ삼성)은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마운드로 걸어갔다.
특급 마무리 오승환은 첫 타자인 안치홍에게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뿌리며 공 4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타자인 대타 김상훈을 루킹 삼진, 베테랑 이종범을 3루수 앞 땅볼, 마지막 타자인 이현곤을 1루수 직선타로 요리해 시즌 35세이브로 200세이브를 채웠다.
2006년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47개)을 달성한 오승환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오승환은 이날 1과3분의1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으로 개인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해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오승환은 334경기 만에 200세이브 고지를 밟아 구대성(전 한화)이 갖고 있던 최연소(37세), 최소 경기(432경기) 20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승환의 200세이브는 미국과 일본보다 빠른 페이스다. 메이저리그 최소경기 200세이브는 지난 6월8일 보스턴의 조나단 파펠본이 수립한 359경기이고,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의 370경기다.
오승환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2006년에는 일본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와 후지카와 규지(한신ㆍ이상 46세이브)의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도 넘어섰다.
오승환은 "좋은 팀에서, 좋은 기록을 달성해 너무 기쁘다. 1세이브부터 200세이브까지 진갑용 선배의 리드를 따라왔다. 앞으로 300세이브, 400세이브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 마무리 투수도 롱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대기록이 나온 삼성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KIA 에이스 윤석민(25)을 무너뜨렸다. 삼성은 최형우(28)가 상대 선발 윤석민으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활약에 힘입어 7-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시즌 30번째 역전승을 거둔 선두 삼성은 57승2무36패를 기록, 2위 KIA(59승44패)와의 승차를 3게임으로 벌렸다. KIA전 4연승.
최형우는 0-1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윤석민의 126km짜리 체인지업을 노려 쳐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12일 목동 넥센전 이후 한 달 만에 시즌 20홈런을 쏘아올린 최형우는 프로 통산 22번째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1-2로 뒤진 4회 1사에서도 다시 윤석민의 145km 직구를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개인 통산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을 뽑아냈다. 최형우는 시즌 21호로 홈런 선두인 롯데 이대호(22홈런)를 1개차로 추격했다.
삼성은 2-3으로 뒤진 6회말 윤석민을 강판시키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상대 실책과 내야안타,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김상수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장타를 맞고 흔들린 윤석민은 계속된 2사 2루에서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준 뒤 조태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윤석민은 5와3분의2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3볼넷 5실점(2자책)을 내줬다. 지난 4월9일 두산전 8실점 이후 최다 실점.
한편 잠실 LG-롯데, 인천 SK-넥센, 대전 한화-두산전은 폭우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이로써 비로 취소된 경기는 70경기로 늘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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