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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신기한 사과나무' 욕심만 버리면 사과가 계속 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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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신기한 사과나무' 욕심만 버리면 사과가 계속 열려요

입력
2011.08.1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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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사과나무/박윤규 글ㆍ 박해남 그림/시공주니어 발행ㆍ5~7세ㆍ1만원

서로 다른 일곱 성(姓)씨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칠성골. 어느 날 이 산골마을에 나타난 능금동자가 씨앗 한 알을 땅에 심은 뒤 알쏭달쏭한 말을 남기고 떠난다. “아주 특별한 사과 씨야. 욕심만 안 부리면 모두가 맛난 사과를 실컷 먹을 수 있거든.”

사과나무에는 아이 머리통만한 사과가 딱 한 개 열렸다. 누구도 따지 않았고, 향내만 맡아도 행복해 했다. 개구쟁이 까망쇠 일당이 사과를 땄지만 먹지 않고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갖다 줬다. 마음에 뭔가 켕기는 게 있었나 보다. 이튿날 사과는 또 열렸고, 동네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사과를 하나씩 가지게 됐다. 모든 게 평화로웠다.

어른이 돼 돈 벌러 마을을 떠났던 까망쇠가 장사꾼을 데리고 돌아왔다. “사과나무를 팔면 모두 부자가 될 거야.” 까망쇠의 주장에 어릴 적 친구 센돌이가 맞선다. “부자가 아니어도 우리는 지금까지 행복했어.” 그 사이 장사꾼은 몽둥이로 마을사람들을 위협하고는 사과나무를 뽑아 달아났다. 행복을 가져다 주던 사과 향내를 잃은 마을 사람들, 이웃을 배반하고 장사꾼에게도 버림 받은 까망쇠. 이들은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

책은 사과나무 한 그루를 두고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유혹, 갈등과 화해를 그렸다. 더불어 사는 삶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 아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어울렁더울렁, 텁석부리, 쌔무룩하게 등 생동감 넘치는 우리말 표현들이 읽는 재미를 더하고 섬유미술을 전공한 박해남씨의 그림이 감칠맛을 돋운다. 연필 소묘와 한지처럼 담백한 색채로 그려진 칠성골 사람들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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