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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정부 '외국인 놀이터' 된 증시에 안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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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정부 '외국인 놀이터' 된 증시에 안전판

입력
2011.08.1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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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한국 증시를 외국인들의 놀이터로 방치할 수 없다.'

우리 주식시장은 위기 때마다 외국인들이 현금 마련을 위해 자금을 급격히 빼내가면서 '외국인 현금인출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 달 들어 9일 연속 주식을 내다팔며 본국으로 돈을 빼내가고 있다. 우리 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유독 등락이 심한 것도 이 때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일시에 이탈하는 것만큼의 충격은 아니라 해도, 외국인들이 증시 기반을 위태롭게 한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결국 금융당국이 이런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2일 "우리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탈출하기 좋은 곳이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9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며 5조원 넘게 팔아치우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4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12일에도 3,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증시를 흔들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30%가 넘을 정도로 외국인 비중이 높다는 점이 증시 변동성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판단이다.

금융위는 우선 업계가 요구하는 세제혜택 등을 도입, 장기투자 문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장기투자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최근 금융위와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상태. 외부 변수에 의해 심하게 흔들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 투자와 장기투자에 대한 일정 수준의 차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장기 펀드에 세제상의 혜택을 주면 위기 시에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외국자금이라도 이동이 빈번한 핫머니가 아닌 장기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된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들의 주요 운용 기준으로 활용된다.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이 아닌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되면 안정적인 중장기 외국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 만으로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뒤흔들어 놓는 문제점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급속한 이탈에 대비해 증거금 혹은 예치금 제도를 도입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신제윤 금융위 부위원장은 "연기금이나 펀드 등 기관의 힘을 키워 외국인의 물량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며 "증시 안전판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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