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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기 시험비행 또 실패…미 공군 첨단무기 "체면 안 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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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기 시험비행 또 실패…미 공군 첨단무기 "체면 안 서네"

입력
2011.08.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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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로 무장한 미국 공군의 전투기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공군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극초음속기가 잇따라 시험 비행에 실패하는 한편, 실전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들도 기체 결함이 발견돼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극초음속 무인항공기 팰콘 HTV-2가 이륙 9분 만에 통신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기체는 대기권에 진입해 정상적으로 데이터를 송신했으나 마하17(음속의 17배, 시속 2만808㎞) 속도에 도달하자마자 교신이 끊겼다. DARPA는 기체가 대기권 상층부에서 로켓 추진체와 분리된 뒤 사라져 태평양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팰콘 HTV-2는 통제불능 위험에 빠질 경우 자동적으로 비행시스템을 종료, 스스로 기체를 파괴하도록 설계돼있다.

미국은 2003년 '전 지구적 타격'이 가능한 무인전투기 개발에 착수했다. 대량의 핵탄두를 탑재한 항공기가 전세계 어느 곳이든 1시간 안에 도착, 목표 지점을 정확히 폭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가령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이란 핵무기가 사용 단계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면 극초음속 전투기가 즉시 출동해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팰콘 HTV-2는 3,500도의 고온을 견딜 수 있고 최대 시속 2만1,000㎞로 비행하도록 제작됐다.

팰콘 HTV-2가 시험 비행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1차 비행에서도 기체 내 컴퓨터시스템 이상으로 9분 만에 바다에 추락했다. 항공기 개발 책임자인 크리스 슐츠 공군 소령은 "우리는 대기권에서 초음속 비행을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결국 제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기체가 9분간 전송한 자료를 확보한 만큼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보유한 스텔스 전투기 200여대도 비행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날 "미 스텔스 전투기들이 산소공급장치와 동력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대부분 출격이 중지됐다"고 보도했다.

F-35통합전투기(JSF)는 지난주 시험 비행에서 기체 동력장치의 밸브에 결함이 발견돼 출격금지령이 내려졌다.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22 랩터도 내장형 산소공급장치(OBOGS) 결함으로 5월부터 생산과 비행이 중단됐다. 비행금지 조치는 올 들어 세번째다.

미국은 2002년 통합전투기사업 계획을 세워 10년 뒤 총 2,400대의 F-35를 현장에 배치할 방침이었다. 이는 미 공군 실전 전투기의 90%에 해당하는 규모로 생산 비용만 3,820억달러에 달한다.

장기간의 비행금지 조치가 조종사의 조종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매달 일정 횟수 이상의 이ㆍ착륙 및 비행, 기초장비 조작 훈련을 해야 한다. 만약 조종사가 210일 동안 한 번도 출격하지 않을 경우 전체 훈련 과정을 다시 이수하도록 돼 있다. 미 공군 대변인 제니퍼 페로 대령은 "지난달 비행훈련 과정에 입소한 조종사 4명에게 일단 훈련이 재개될 때까지 고향 인근 부대에서 대기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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