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경찰 내부 전자메일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조현오 경찰청장 등 경찰 관계자 10명의 메일계정을 열람한 혐의(정보통신망 침입 등)로 부산경찰청 기동단 소속 김모 의경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김 의경은 소대장의 내부 업무용 PC를 이용해 경찰관들만 사용하는 전자메일시스템에 접속한 뒤 조 청장의 메일 첫 화면을 캡쳐, 보안전문 사이트의 제보란에 '경찰청 내부망 보안취약점'이라는 글을 제보형식으로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경이 조 청장 등 경찰 관계자 10여 명의 메일 수신 목록을 열람했지만 메일을 열어보거나 복사 등의 방법으로 외부에 유출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 전자메일시스템은 인터넷과 분리돼 경찰 내부 직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망을 이용한 외부접속은 불가능하다. 전자메일시스템은 수배ㆍ전과기록 등이 수록된 경찰의 조회용 전산망과 분리돼 조회자료에는 접근할 수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대학에서 컴퓨터 보안을 전공한 김 의경은 지난 6월 20일에도 경찰 내부 전자메일시스템의 취약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쪽지를 경찰 인터넷 보안부서에 전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 접속망 권한이 없는 의경이 간부의 메일 계정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찰은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신의 컴퓨터 실력을 과시하거나 경찰의 내부 보안 허점을 보완하도록 하기 위한 시도로 보이지만 부정접속 동기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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