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뉴스 분석/ 대전 세계육상선수권 도핑 검사 어떻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뉴스 분석/ 대전 세계육상선수권 도핑 검사 어떻게

입력
2011.08.12 12:45
0 0

27일 역사적 서막을 올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은 빅 매치이니만큼 도핑(약물 복용) 방지에도 엄청나게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번 대회 도핑 방지 사무를 총괄하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이규환 국제협력팀장에게서 반도핑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들어봤다.

이번 대회 도핑 검사 건수는 2,800~2,900건에 달한다. 한국에서 치렀던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 가운데 최대 건수다. 서울올림픽 때가 1,000건 이하였고, 월드컵은 이보다도 적었다. 급증한 검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핑 실력이 만천하게 드러나게 되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검사 건수와 비교해도 엄청나다. 지금까지는 기껏해야 1,000여건 정도였는데 이번 대회에서 거의 3배로 올라가는 것. 이는 대구 대회 조직위원회의 반도핑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다. 도핑을 이 잡듯 색출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참가 선수 전원인 2,400여명의 혈액을 모두 대회 전에 채취해 검사한다. 대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경기 전후 소변검사도 강력히 실시한다. 검사 건수는 400~500건. 경기 후에는 1~3위 입상 선수, 세계신기록이나 지역 신기록을 세운 선수, 과거 검출 기준치에는 미달했지만 의심되는 수치를 보인 선수 가운데 선정해 하게 된다. 경기 전에도 각국의 캠프에서 소변을 채취해 검사(경기기간외 검사)한다.

혈액이건 소변이건, 검사는 모두 도핑검사관을 보좌하는 도핑검사 동반인(샤프롱)으로부터 검사 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지받는 것에서 시작된다. 통지받은 선수는 즉시 샤프롱과 함께 도핑관리실로 가야 한다. 혼자 내버려두면 검사에서 약물이 나오지 않게 하는 은폐약물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핑관리실로 들어가면 그때부턴 도핑검사관이 맡는다. 혈액검사의 경우 건강검진 때 혈액을 채취하는 것처럼 주사기로 피를 뽑는다. 지금까지 대회에서는 튜브 1개만 채취했지만 이번에는 3개를 뽑는다. 튜브 1개는 종전처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전문가가 분석하고, 나머지 2개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스위스 실험실로 옮겨져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소변검사 때는 도핑검사관이 선수에게 시료채취용기 하나를 골라 소변을 담게 한다. 이때 선수는 하의를 무릎까지 내리고, 소매도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상태에서 소변을 받아야 한다. 과거 다른 사람의 정상 소변을 자신의 항문에 넣었다가 시료채취용기로 흘려보내거나, 비닐봉지에 정상 소변을 담은 뒤 팔에 튜브를 달아 시료채취용기에 담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검사를 위한 소변 시료 최소 채취량은 90㎖ 이상이어야 한다. 부족할 경우 최소 채취량을 채울 때까지 추가로 시료를 채취해야 한다. 소변 채취를 마친 선수는 시료 채취용 키트를 열어 시료병 두껑 박스를 꺼낸다. 시료병 두껑 박스는 모두 A형과 B형 2개씩이 있는데 선수는 시료채취용기에 담긴 소변을 시료병 B에 부은 후 나머지를 시료병A에 나누어 담고 각각 뚜껑을 봉인해 보관한다.

소변은 WADA 인증을 받은 전 세계 35개 시험실 중 하나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콘트롤센터로 보내져 분석된다. 시료병A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시료병B를 검사하고 여기서도 확인되면 금지약물 사용으로 본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에서 금지약물 사용으로 결과가 나오면 IAAF의 의무및반도핑위원회가 이를 심사해 징계 수위를 정한다. 보통 자격정지 2년이 나온다.

대구대회 조직위는 이번 도핑검사를 위해 대규모 팀을 꾸렸다. 우선 도핑검사관은 KADA 소속 15명, 국제 인준을 받은 검사관 10명, 대구ㆍ경북지역의 임상병리사 15명 등 모두 40명이다. 여기에 샤프롱 역할을 할 지역 대학생 140여명도 확보했다. 이를 지원할 사무팀은 이 팀장 등 KADA 직원 5명, 대회조직위 직원 4명, 기초자치단체 지원 인력 5명, 운전기사 6명, 보안인력 2명 등 모두22명이다.

이 팀장은 "영양보조제나 감기약을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KADA 홈페이지에 금지약물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으니 반드시 참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은호 선임기자 leeeun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