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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됐지만…” 최악의 우유대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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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됐지만…” 최악의 우유대란은 피했다

입력
2011.08.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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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대란은 피했다. 길고 치열했던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원유(原乳) 가격인상 협상은 최종결렬 됐지만, 농가들은 '선(先)공급 후(後)협상' 방침에 따라 납유(納乳) 거부투쟁을 풀기로 했다.

하지만 낙농농가들은 우선 130원 인상된 조건으로 원유공급을 재개하면서, 시중 우유값은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측은 12일 서울 양재동 낙농진흥회 회의실에서 열세 번째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 도출에 끝내 실패했다.

현재 ℓ당 704원인 원유 가격을 당초 ℓ당 173원 인상할 것을 요구해온 낙농농가들은 이날 협상에서 ℓ당 145원까지의 최종 인상안을 제시했다. 우유업체 측도 최초 81원 인상안에서 크게 물러나면서 정부 중재안인 138원(ℓ당 130원 인상+체세포수 등급 기준 최대 8원)'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138원과 145원, 결국 7원을 놓고 평행선을 달린 끝에 양측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인상된 원유가격 적용 시기에 대해서도 낙농농가들은 8월 16일부터, 우유업체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각각 적용하자고 주장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낙농진흥회는 이날 오후 6시 원유가격 인상 폭과 적용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임시이사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이사 15명 중 낙농업자 등 7명이 불참, 결국 무산됐다.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최악의 우유대란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낙농농가를 대표하는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청, "소비자와 낙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납유 거부를 이 시각부터 해제한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됐지만 국민들, 특히 우유를 좋아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농농가들은 일단 ℓ당 130원 오른 가격(834원)에 원유공급을 재개했다.

원유가 다시 공급되자 우유업체들은 중단됐던 우유제품 제조를 재개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밤샘작업을 거쳐 13일부터는 대형마트, 편의점 및 제과점 등 일선 매장에 정상적으로 우유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서울우유는 별도 협상을 통해 이미 원유를 공급받은 상태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아직 가격협상이 최종 타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낙농농가들도 '한시적 공급재개'로 선은 그었기 때문에 갈등은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있다. 낙농진흥회는 우유 생산비 및 가격변동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그 결과를 놓고 다시 양측을 불러 중재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논의할 이사회 일정 등 향후 계획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특히 낙농진흥회 전종철 전무는 "낙농농가들은 원유가격이 최종 결정되면 130원 외에 나머지 부분에 대해 모두 소급 적용을 받기 때문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낙농농가들이 최종 가격을 결국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유공급 중단 카드를 또 다시 내밀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물가안정을 앞세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 우유회사들은 시중 우유값을 10%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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