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지자체 거래 은행들로부터 해외 골프 접대 등 향응을 제공 받거나 기프트 카드(무기명 선불카드)를 받아 개인적으로 쓴 사실이 11일 감사원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자체 159곳의 공무원 475명이 지자체 거래은행이나 법인카드사가 보내 주는 해외 여행(8억여원 상당)을 다녀 왔다"며 "또 일부는 은행에서 건네 받은 상품권 성격의 기프트 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충남 당진군 공무원 2명은 지난해 5월 A은행으로부터 "당진군이 저희 은행 법인카드를 사용해 준 것에 대한 인센티브로 해외 여행을 보내드리겠다"는 제안을 받고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사흘간 일본으로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시 인재개발원 소속인 B씨는 지난해 2월 인재개발원 거래은행이 법인카드를 많이 쓴 기업과 단체 직원들에게 해외 여행 기회를 준다는 것을 알고, 인재개발원과 전혀 상관 없는 자신의 오빠 C씨를 은행 측에 추천했다. C씨는 같은 해 3월 닷새 간 공짜 태국 여행을 즐겼다.
경남 창원시 공무원 D씨는 시의 거래은행으로부터 150만원 어치의 기프트 카드를 받았다. 기프트 카드는 창원시의 은행 사용 실적에 따른 적립금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시 예산으로 세입 조치해야 했지만, D씨는 밥값과 술값 등으로 써버렸다.
감사원은 지자체 70곳의 공무원들이 D씨처럼 1,192만원 어치의 기프트 카드를 받아 직원 회식비로 쓰거나 개인 용돈처럼 쓴 사례 112건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거래은행 제공 해외여행을 다녀온 18명과 100만원 이상의 기프트 카드를 쓴 2명 등 20명을 징계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구했다. 또 기프트 카드 사용액이 100만원 미만인 34명에 대해선 주의 조치하도록 통보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