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원유(原乳)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11일부터 나타난 흰우유 부족현상이 12일에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낙농 농가들과 우유업체들은 11일 오후 원유 가격인상 협상을 재개했으나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해 이날 자정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낙농 농가들의 단체인 낙농육우협회는 이틀째 원유공급을 중단했다. 원유를 확보하지 못한 우유업체들은 이날부터 공장 가동을 줄였고, 그 여파로 시중에는 우유제품 공급이 부족해 일부 대형마트나 동네 슈퍼마켓 등에선 비상이 걸렸다. A사는 "협상이 타결될 경우 곧바로 집유할 수 있도록 목장마다 차량을 보내 대기 중이지만, 일단 집유를 하더라도 멸균 등의 작업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12일에는 흰 우유를 제대로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새벽에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당일 우유 공급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유업체들은 11일 대부분 유통사에 "12일 우유가 정상적으로 공급되기 어렵다"는 공문을 보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11일 오전 우유 공급이 평소보다 10%가량 줄었는데, 12일은 40~50% 정도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12일까지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13일에는 우유 구경이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11일 협상에서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원유가격 ℓ당 130원 인상안 및 체세포수 2등급 원유의 인센티브를 현행 23.69원에서 47원으로 올리는 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낙농농가들은 ℓ당 160원 인상에서 155원으로, 우유업체는 ℓ당 120원에서 123원으로 조금씩 양보했지만 자정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 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정부는 서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낙농진흥법에 따라 12일께 낙농진흥이사회를 소집, 원유가격 인상 폭과 적용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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