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은 사지도 팔지도 말자.""일본 네티즌들의 콧대를 확실히 꺾어놓자."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기도, 이종격투기 임수정 선수에 대한 일본 남자코미디언들의 집단 구타 사건 등으로 쌓였던 반일여론이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상인연합회 주도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네티즌들은 광복절인 15일 일본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를 공격하겠다고 벼르고 나섰다.
과거에도 3ㆍ1절이나 광복절에 한일 네티즌들간에 다툼이 있어왔지만 올해는 우리 측의 움직임이 좀 더 조직적이고 격하게 전개되는 양상. 일본의 도발이 한계 수위를 벗어났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울릉도에 가겠다며 김포공항에서 9시간 동안 추태를 부린 일은 전례가 없는 주권침해 행위로 '한국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냐'는 공분을 자아냈다. 여기에다 일본 내 한류 붐에 대응한 일본 극우파들의 혐한 준동이 우리 국민들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응징 움직임은 특히 사이버 상에서 고조되는 양상이다. 26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넷테러 대응연합'은 11일 광복절인 15일 오후 3시 일본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2ch'(http://www.2ch.net)에 대한 공개적인 공격선언을 했다. 한국을 비방하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는 2ch는 작년 3ㆍ1절에도 한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당해 피해를 봤던 사이트. 네티즌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ch에 동시에 접속, 새로고침(F5) 키를 연달아 눌러 게시판을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카페는 홍보 영상을 만들어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퍼나르면서 공격 인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본 네티즌의 개인정보를 해킹, 중국에 내다 팔자는 과격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보다 구체적이다.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는 10일 방위백서 등 일본의 독도 도발에 항의하는 뜻으로 일본 담배인 '마일드세븐'을 비롯해 아사히 맥주와 닌텐도 게임기 등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142개 조합, 14만 회원을 보유한 이 단체가 불매운동을 본격화하면서 실제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일본 담배, 맥주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일본정부가 본보를 비롯한 도하 각 신문에 대지진 극복 홍보광고를 게재한 게 반일여론을 무마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호사카 유지(保坂祐二)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민당 의원들이 독도 문제에 있어 한국인들의 심기를 크게 불편하게 만든 측면이 있어 일본 정부 차원에서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여주려고 광고를 게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점구 독도수호대 대표는 "개인정보 해킹 등 사이버 테러가 일어날 경우 오히려 독도 영유권 문제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며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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