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구청 청사 외벽에 대형 태극기가 걸렸다. 가로 12 m, 세로 9 m의 대형 천에 수놓아진 태극기는 손도장이라는 이색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강남구 관내 16개 초등학교 어린이 1,600명의 손바닥이 사용됐다. 민원인이나 행인들이 모두 걸음을 멈출 정도로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대형 손도장 태극기 아래에는 '태극기 게양으로 나라사랑을 실천합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손도장에 담긴 어린이들의 하나된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손도장 태극기를 만드는 방법은 겉보기와 달리 쉽지 않았다. 팔레트에 있는 물감을 바로 손에 묻혀 천에 누르면 번짐 현상이 발생, 태극기 형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은 물감의 잉크 성질만 머금은 네모난 스펀지에 손을 찍은 후 천에 누르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고 난 뒤 1시간 30분을 건조시켜 소형 손도장 태극기를 만들었다. 16개의 소형 손도장 태극기는 다시 천을 덧대고 박음질을 거쳐 대형 태극기로 거듭날 수 있었다.
손도장 태극기는 당초 광복절이 아닌 제헌절에 선보일 예정이었다. 장장 1주일 동안의 제작기간을 거쳐 지난달 10일 완성했지만 계속 비가 와 태극기를 걸 수 없었다. 결국 강남구청 측은 국경일 중에서도 가장 의미가 큰 광복절에 손도장 태극기를 선보이기로 방침을 바꿔 11일부터 15일까지 전시하기로 했다. 강남구청 자치행정과 강용호 과장은 "학생들이 재미 있는 방법으로 태극기를 만들면서 즐거워했고 광복절의 의미도 배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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