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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들이 보여줬다… 한일전서 사라진 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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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들이 보여줬다… 한일전서 사라진 투지

입력
2011.08.1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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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비슷했지만 아우들은 형들과는 달랐다.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4강 신화 재현에 나섰던 리틀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최강 스페인에 막혀 16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이광종호'가 콜롬비아 청소년월드컵에서 보여준 투지는 상대팀조차 무서워할 정도로 끈질겼다. 아우들은 10일 A대표팀의 한일전에서 실종됐던 강인한 정신력과 투지를 선보여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마니셀레스의 팔로그란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 16강 스페인과 경기에서 120분간 혈투를 펼친 뒤 득점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6-7로 석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9년 이집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 최강 스페인을 상대로 첫 승을 따낼 기회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이광종호'의 상황은 여러모로 '조광래호'와 비슷했다. 청소년대표팀은 손흥민(함부르크)과 지동원(선덜랜드)의 합류가 불발된 데다 대회 기간 중 부상 악재가 겹쳤다. 수비수 황도연(전남)이 첫 경기 후 부상으로 귀국해야 했고, 주전 윙백 임창우(울산)도 다쳐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문상윤(아주대)까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정승용(경남)으로 교체됐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A대표팀은 김영권(오미야)과 박원재(전북)가 부상으로 교체되자 급격히 흔들려 0-3으로 완패했다.

A조 3위를 기록,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3승으로 올라온 스페인에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은 정신력과 투지로 똘똘 뭉쳐 우승후보 스페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도 수 차례 연출했다. 특히 연장 전반 14분 백성동(연세대)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용재(낭트)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아쉽게 빗나갔다.

120분간 혈투에 이어 돌입한 승부차기도 여덟 번째 키커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였다. 일곱 번째 키커까지 6-6으로 같았지만 김경중(고려대)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기면서 리틀 태극전사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난 후 가슴 뭉클한 장면도 연출됐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김경중에게 모든 선수들이 달려가 "괜찮아, 괜찮아"라며 위로해준 것. 모두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데 이의가 없다는 표시였다.

스페인 언론들도 태극전사들에 찬사를 보냈다. 일간지 아스는 "한국이 끈끈한 거미줄 수비를 펼쳤다. 조직적으로 잘 짜여져 스페인이 단 한 순간도 리듬을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광종 감독은 "세계 수준에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스페인이 우승후보라고 하지만 이제 우리 선수들도 그들과 겨룰 실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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