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하나 더 얻는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수술이 기다려집니다."
한번도 힘들다는 장기 기증을 두 번이나 자원하고 나선 여성 독지가가 있다. 전남 해남군 해남읍 시장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최명숙(51)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선천성 간질환 환자로 광주 무등육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기남(7)군을 살리기 위해 13일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간의 일부를 떼어주기 위한 수술을 받는다.
큰 수술을 앞둔 최씨는 11일 "홀로 1남 4녀를 키우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좌절할 때마다 주위의 도움으로 일어섰으니,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자도 아닌 내가 누군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을 나눠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라고도 했다.
2003년 장기기증을 신청한 최씨는 2004년 서울에 사는 생면부지의 한 주부에게 신장을 기증한 데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장기를 기증한다. 자신의 시신을 의학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사후기증까지 서약한 상태이다.
그는 장기기증 외에도 지체 장애인을 위한 빨래와 배식 봉사를 하거나 군 문화사업단에 참여해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 일주일에 서 너 차례 시골 마을회관 등지를 찾아 다니며 음악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
최씨를'나눔사랑'으로 끌어들인 것은 이웃의 온정이었다. 그는 "30년 전 광주의 한 여인숙 쪽방에 살며 아기 기저귀 살 돈이 없어 죽고 싶었을 때 전혀 모르는 계란 장사 할머니가 3만원을 줘 유용하게 썼던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며 "가장 힘들 때 내게 손을 내민 사람 덕분에 살았던 것처럼 언젠가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간 기증 상대를 알게 된 최씨는"아들을 한 명 더 얻게 됐다"며 "정군도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응원해주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훌륭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