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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프랑스 어떻길래… AAA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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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프랑스 어떻길래… AAA 무너지나

입력
2011.08.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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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두달씩 가는 나라 프랑스에서, 대통령이 휴가를 끊고 돌아왔다는 건 보통 사건이 아니다. 비록 볼일을 끝내고 휴가지로 복귀했지만, 금융위기 와중에도 꿋꿋이 리비에라(영부인 브루니의 고향)에 버티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파리로 돌아와 총리, 재무장관, 예산장관을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도 꿈쩍 않던 사르코지를 움직인 건 바로 프랑스가 트리플A(AAA)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등 역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기에, 또 전문가들이 이미 프랑스를 약한 고리로 지목해왔기에, 불안은 더 컸다. 과연 프랑스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독일과 함께 유로존의 위기를 공동 관리하던 프랑스가 갑자기 관리대상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을까.

방파제 역할을 떠맡은 프랑스의 가장 취약한 지점은 바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다. 지난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7.1%인데, 이는 유럽연합(EU)의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SGP)이 규정하는 3%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프랑스에서 재정적자는 고질적 문제인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74년 이후 37년간 균형재정을 달성한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다.

매년 나라살림이 적자를 보니 빚이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국가부채는 현재 GDP의 약 85%로, 이 역시 SGP 기준(60%)을 못 지키고 있다. 총량으로 봐도 유로존 6개 트리플A 국가 중 가장 많다. 다음 희생자를 찾고 있는 시장의 공포심리가 자꾸 프랑스 쪽으로 쏠리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나타시은행의 장크리스토프 카페는 "(등급하락) 압력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전부터 있어 왔다"면서 "프랑스가 발을 헛디디면 EU 블록 전체가 절뚝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외변수도 악재다. 그리스를 유린하고 이탈리아 코앞까지 닥친 재정위기에 가장 광범위하게 노출된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그리스에 빚을 가장 많이 빌려 준 나라가 프랑스이고, 민간이 쥐고 있는 그리스ㆍ이탈리아 채권도 많다. 이 때문에 등급강등 소문이 퍼진 10일 증시에서 1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14.7%)과 2위 은행 크레디트아그리콜레(11.8%)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런 상황변수 외에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것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데, 2분기 성장률은 1분기(0.9%)에 크게 못 미친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빼든 카드는 지출삭감 조치다. 재정적자를 올해 GDP의 5.7%, 내년 4.6%, 2013년 3%로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또 재정지출 상한선을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인 사회당의 반발이 심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재정삭감과 함께 병행해야 할 세금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부자 소득세율을 높이고 현행 19.6%인 부가가치세를 더 올릴 것을 요구하지만, 대선을 불과 8개월 앞둔 상황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입에 쓴 약을 처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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