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났다. 패닉상태로 치닫는 경제 상황의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둘의 만남이 올해 들어 단 두차례 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이 갖는 의미는 크다. 특히 혼란을 진정시키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연설(8일)에도 불구, 시장이 폭락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백악관은 크게 당황해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회동도 뉴욕증시가 520포인트 가까이 추락한 채 마감한 직후 급하게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진 스펄링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 빌 데일리 비서실장 등이 동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둘은 경기회복 및 일자리 창출, 재정적자 감축, 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회동을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전날 연준의 성명 발표 이후 미국 및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동은 제로금리를 최소 2년 연장한다는 연준의 발표와 상관 없는 것"이라고 해 둘의 만남이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일 공식 일정에도 이번 만남은 들어있지 않았다. 카니 대변인은 "연준은 분명히 독립적인 기관인 만큼 독립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은 전날 연준이 제로금리 연장을 발표하자 이를 미 경기가 상당기간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의 발언은 제로금리 연장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버냉키 의장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주 미네소타, 아이오와, 일리노이 등 중서부 지역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버스 투어에 나선다.
한편 재무부는 9월30일 종료되는 올해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7월 말 현재 1조1,00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의 재정적자는 3년 연속 1조달러를 넘었다. 의회 예산처에 따르면 올해 재정적자는 1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1조2,9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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