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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교육·보육 분야 석학 에드워드 멜휘시 교수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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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교육·보육 분야 석학 에드워드 멜휘시 교수 방한

입력
2011.08.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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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육이야말로 가장 수익률이 높은 교육투자다.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에 대한 무상 조기교육은 국가의 장기적인 복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저축이다."

유아교육과 보육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영국 런던대 버벡칼리지의 에드워드 멜휘시 교수(심리학)가 한국 유치원 교육 100년을 기념해 열리는 육아정책연구소(소장 조복희) 국제세미나 및 한국아동패널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1997년부터 15년 계획으로 각기 다른 질과 형태의 유아교육을 받은 만 3세 전후의 유아 3,000명을 정기적으로 만나 유아교육이 인지능력과 사회성 발달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프로젝트(EPPE: The Effective Provision of Pre-school Education)로 유명한 학자다.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난 멜휘시 교수는 "즐겁게 놀면서 배운 어린 시절의 학습은 훗날의 학업을 준비하는 데 최고의 자산"이라며 "양질의 유치원 교육을 받은 아이는 나중에 학교에서 높은 수학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3.5배나 높았다"고 강조했다.

_왜 유아교육이 중요한가?

"EPPE 연구결과, 양질의 유아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2,3년이 됐을 때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언어능력, 독해력, 수리력뿐 아니라 독립성, 협동성, 사교성도 뛰어났다. 유아기 아이들의 뇌 발달은 매우 급속하게 이뤄지고, 이 시기 아이들은 자신이 갖는 경험에 매우 열려 있다. 두뇌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의 모든 경험이 아이들을 매 순간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학습의 경험이 좋았다고 인식될 경우, 두뇌는 이 능력을 최상으로 개발시킨다.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배우는 법을 배우게 되면, 그 후 두뇌 속에는 집중력,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법과 같은 기술들이 자리잡게 된다. 특히 나중에 학습을 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기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훗날의 학습이 매우 쉬워진다."

_한국 부모들은 양질의 유아교육이라고 하면 비싼 유치원부터 떠올리는데.

"그렇지 않다. 좋은 유치원은 찾아가서 20분만 둘러보면 알 수 있다. 4요소가 중요하다. 얼마나 훈련이 잘된 좋은 교사를 보유하고 있는가,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즐기고 있는가를 살펴보라.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한 채 목적 없이 돌아다니며 딴전을 피우고 있다면 이건 나쁜 징조다. 일대일, 소집단, 대집단 활동 등으로 나눠서 균형 있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교사들이 아이들과 얼마나 상호작용을 잘 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아이들과 의사소통할 때 얼마나 호응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

_유아교육을 너무 일찍 시작하면 뇌 발달에 무리가 되지 않을까?

"만 2세부터 시작해도 좋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부모라면 서너 시간, 풀타임이라면 대여섯 시간이 적절하다. 나머지는 가정에서 무엇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 게임을 같이 하고, 숫자나 도형을 갖고 놀아주고, 노래와 시를 가르쳐주고, 자장가를 불러주면, 어린 나이에 학습하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 영국 연구결과를 보면 부모가 아이들과 좋은 학습 경험을 갖는 경우 학력 수준이 매우 낮은 부모일지라도 아이들의 성취도가 높았다".

_맞벌이 가정에는 쉽지 않은 과제인데.

"한두 시간, 단 10분이라도 매일 책을 읽어주고 노래와 시를 불러주고 숫자와 도형놀이를 해줘라. 누가 이런 활동을 해주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아빠 누나 오빠가 될 수도 있고 할머니, 보모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규칙적으로 매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_한국에서는 유치원 교육 비용이 대학 다음으로 많이 든다. 저소득층은 양질의 유아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

"저소득층 가정일수록 훨씬 더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학습부진을 겪은 아이들이 사회불안이나 범죄, 질병에 연루되면 그 비용은 전 사회가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영국은 10년간 조기교육 예산을 4배 올렸다. 경제위기에도 이 예산은 상대적으로 조금 삭감됐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국내총생산(GDP)의 2%는 넘어야 한다. 중국도 이 중요성을 깨닫고 최근 조기교육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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