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첫 항공모함 바랴그호를 진수하자 미국이 항공모함을 홍콩에 입항시키기로 했다. 주홍콩 미국영사관은 태평양권역을 총괄하는 미 제7함대가 12일 홍콩을 방문하는데 항공모함이 포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11일 보도했다. 미 영사관이 어떤 항모가 홍콩에 기항할지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지워싱턴호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항모의 홍콩 방문이 예정된 일정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바랴그호의 진수를 계기로 대양 해군으로 발돋음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바랴그호의 시험항해에 깊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투명성 부족을 우려한다”며 “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윌러드 태평양군사령관도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바랴그호가 투입되면 역내 힘의 균형 인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최근 수십년간 항모 전단 운영을 통해 서태평양 해상을 사실상 장악해온 미국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주변국의 시선을 의식,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창설 84주년을 맞은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초의 항공모함을 진수하고도 의미 부여를 자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황둥(黃東) 마카오 국제군사학회 회장은 “바랴그호가 새벽에 조심스레 출항한 것은 언론뿐 아니라 이를 주목하고 있는 주변국 위성의 정찰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시험운항은 엔진시스템 등 항모의 심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전투기 이착륙은 2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줘(尹卓) 인민해방군 해군 소장은 “중국이 항모 전단을 완성하려면 1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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