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한국인' 채리아(34)씨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10일 해외로 파견하는 제1기 글로벌 인턴에 선발됐다.
귀화자인 채씨는 명실상부한 '한국인 대표'자격으로 이 달부터 6개월간 미국 워싱턴의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한국사를 연구하게 된다.
그는 지난해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사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지금은 서울대와 한국외국어대에서 시간강사로 한국사를 강의하며 논문을 쓰고 있다. 논문 주제는'박정희 정권부터 민중운동기간까지(1970~80년대)의 한국인의 대미 인식 변화'다.
채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70~80년대 근대 한국 사회정치사에 대한 연구와 논문 작성을 위한 외교문서 등 해외 문헌 자료가 부족해 고민하고 있던 차에 우드로 윌슨 센터에 갈 수 있다고 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우드로 윌슨 센터는 미국과 중국 등의 외교문서를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채씨가 한국인 대표로 선발되기까지 마음 고생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 다른 기관이 운영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가 '한국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탈락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폴란드계 러시아인이었던 채씨는 10여년 전 학생 부부였던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다가 한국을 좋아하게 돼 2003년 귀화했고 지난해 서울대 대학원 동창인 한국 남성과 결혼했다. 한국명'채리아'는 원래 이름이었던 '리아'에 가장 어울리는 성(姓)을 붙여 만들었다.
국제교류재단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매년 글로벌 인턴 7명을 뽑아 우드로 윌슨 센터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보스턴 미술관 등에 파견해 차세대 지도자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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