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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장하는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가보니/ 국내 첫 '유가족 고별실'도 4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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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장하는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가보니/ 국내 첫 '유가족 고별실'도 4개 마련

입력
2011.08.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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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화장(火葬) 비율은 1996년 30%에서 2009년 72.2%로 급증했다.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화장장은 경기 고양시에 있는 시립승화원(벽제화장장) 한 곳뿐이다. 시립승화원의 1일 화장 수용 한계는 95구지만 수요는 118구에 달해 20% 정도가 불가피하게 4~5일장을 치르거나 타 지역 화장장을 이용한다. 시립승화원의 이용료는 9만원이지만 서울 시민이 시외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100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시내에 처음 들어서는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 올해 12월 완공돼 내년부터 가동되면 이 같은'화장난'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추모공원은 당초 내년 4월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시민 불편을 고려해 완공을 앞당겼다고 시는 밝혔다. 10일 70% 정도 공사가 진행된 서울추모공원 공사현장을 찾았다.

경부고속도로 양재IC 인근에 있는 진입 터널을 통과하자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추모공원 부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장례식 차들은 모두 이 터널을 이용하게 되는데 시는 외부와 공간을 단절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추모공원 초입에선 보이지 않던 화장시설 건물이 진입로를 따라 100m 가량 올라가자 시야에 들어왔다. 시는 지역주민 정서를 고려해 2층 높이의 건물을 둔덕 아래 지하공간처럼 설계했다. 건물이 들어서는 곳의 지반을 12m 정도 파고 주변에 2~3m 높이의 둔덕을 쌓았다.

건물 한가운데는 환기와 채광을 위한 중정이 있었고, 중정 안쪽에 유가족을 위한 고별실 4개가 있었다. 천장에 달린 원형 조명 4개가 보였다. 민병찬 추모공원건립단 단장은"햇빛을 프리즘으로 모아서 고별실을 밝힌다"며 "기존 화장시설에는 유가족을 위한 공간이 부족해 고인과 차분한 작별의식을 못하는 점을 고려해 국내 최초로 고별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별실 뒤편에 화장로 11기가 있었다. 성은희 시 노인복지과장은 "화장로 11기 중 예비용 1기를 빼고 10기를 가동하면 하루 65구를 수용할 수 있다"며 "벽제 시립승화원 수용 능력까지 합치면 2025년까지 화장 수요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로 위층에는 배출가스 냉각기, 분진제거 필터 등 각종 설비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시는 배출가스를 4번까지 연소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또 화장시간을 기존 시설보다 20분 이상 단축해 유가족 대기시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시는 인근 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화장시설 가동 전후의 대기, 수질, 토양에 대한 비교 평가를 외부단체에 맡길 계획이다.

2층에는 화장하는 시간 동안 유족들이 대기할 수 있는 대기실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정관 시 복지건강본부장은 "서울 추모공원을 경건하고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화장시설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추모공원은 건립 계획은 1998년 발표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법적 분쟁 등을 거치며 10년 이상 착공이 지연됐다. 아직도 주민들의 불만은 남아 있었다. 이 곳이 지역구인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원은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에 입주하게 되는 세원마을 주민들은 충분한 이주비를 요구하고, 다른 9개 마을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토지 종 상향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주비 문제는 원만하게 협상이 진행 중이며, 종 상향은 마을과 추모공원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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