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사건에 이어 병사들이 구타와 가혹행위로 빨간명찰을 무더기로 떼인 해병 2사단에서 부대 운영의 중추인 초급장교마저 자살했다. 총체적인 난국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해병대에 따르면 10일 오전8시20분께 경기 김포시 모 부대에 근무하는 김모(28) 소위가 부대 안 숙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김 소위가 출근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한 동료 장교가 숙소로 찾아가 발견했다"며 "수건으로 목을 맨 상태였다"고 말했다.
김 소위는 지난 달 15일 해당부대로 전입할 때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단장부터 대대장까지 수 차례 상담을 했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다. 김 소위의 상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우울증이 너무 심각해 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장교들을 상대로 한 인성검사와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가 겹치다 보니 해병이 문제의 온상으로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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