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한 주가를 띄워라!'
미국발(發) 악재로 6거래일 연속 폭락한 주가를 띄우기 위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자사주 매입이나 주식형 펀드 가입을 통해 기존 주주들을 안심시키고 투자자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KB금융지주는 10일 공시를 통해 어윤대 회장이 지난 4일부터 3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1만2,560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어 회장이 지난해부터 매입한 KB금융 주식 수는 총 3만770주로 늘었다. 자사주 매입 금액만도 15억여원에 달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수익률이 떨어져 2억여원을 잃었지만 KB금융 주가가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어 회장이 몸소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종열 사장도 전날 6,700만원 상당의 자사주 2,000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김 사장의 자사주 총 보유 주식수는 6만7,000주로 늘었다. 정회동 NH투자증권 대표이사도 9일 자사주 1만900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입, 보유주식수를 6만5,000주로 늘렸다. 앞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5일과 8일 각각 2,000주와 1,000주씩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NH투자증권(3.51%)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의 주가는 이날도 소폭 하락세를 이어갔다.
증권업계 CEO들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적립식 주식형펀드를 선택했다.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회사 영업점을 찾아 각각 적립식 펀드 계좌를 개설했다. 금투협과 현대증권 임직원들 가운데 희망자들도 이날부터 거래희망 증권사를 선정, 가입키로 했다. 황 회장은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믿음과 장기분산투자 원칙을 금투협 임직원이 몸소 실천함으로써 미력이나마 증시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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