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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30주년 '품바' 새로 공연하는 박정재씨/ "1인극에서 5인극으로 변신…희망 주는 내용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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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30주년 '품바' 새로 공연하는 박정재씨/ "1인극에서 5인극으로 변신…희망 주는 내용은 그대로예요"

입력
2011.08.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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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절 씨구씨구 들어간다.'

국내 연극 중 최다 관객, 최다 공연횟수, 최장 공연기간 등 '3관왕' 기록으로 한국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는 '품바'가 올해 말로 초연 3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새롭게 각색한'나는 품바다, 나도 품바다'가 9일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다.

두 달간 계속될 이 공연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박정재(49) 극단 가가의회 대표는 1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나 지금이나 '품바'는 하루하루 삶이 팍팍한 서민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품바'의 원작자 고 김시라(2001년 사망)씨 부인이다.

1981년 12월 전북 무안에서 첫 선을 보인'품바'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기에 무안군 일로지역에서 실제로 살다간 각설이 천장근의 이야기를 통해 민초들이 겪었던 시대의 아픔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

지역에서 초연됐지만 입 소문을 타면서 이듬해 82년부터 서울 공연을 시작했고, 이후 거침없는 인기가도를 질주했다. 87년 미주 한국일보 초청으로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미 10개 도시 순회공연을 마쳤으며, 93년 일본, 97년엔 괌과 호주에서 공연했다. 2009년 6월엔 5,000회 공연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 사이 본래 각설이 타령의 후렴구 의성어였던 품바는 국어사전에 '장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동냥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까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번 작품까지 20명이 품바 역할을 맡았고, 이중 스타도 많이 배출됐다"고 말했다. 배우 정승호(2대 품바), 배우 겸 현 국회의원 최종원(12대), 배우 박철민(13대)씨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1인 모노극이었던 '품바'는 30년 만에 새 옷을 갈아 입으며 5명의 각설이가 등장하는 5인극으로 바뀌었다. 100년 전 각설이 패 대장 천장근이 현실에서 사업실패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손자 천동근의 꿈에 나타나 그의 삶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새로운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 감각에 맞췄으며, 본격적인 국제무대 겨냥을 위해 대사는 줄이고 음악과 춤을 늘렸다는 게 극단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각색작업 내내 한 관객이 찾아와 '거듭된 실패로 자살을 생각했다가 공연을 본 후 용기를 얻었다'며 고마워했던 기억을 계속 떠올렸다"며 "형식은 변했을지 몰라도 우리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자는 내용은 과거와 똑같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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