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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만사 제치고 전사 장병에 '최고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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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만사 제치고 전사 장병에 '최고 예우'

입력
2011.08.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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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공식일정을 취소했다. 그는 이날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에서 자동차 연비 개선에 관한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대통령 일정 변경에 이어 백악관 대변인 정례 브리핑도 별다른 설명 없이 취소됐다. 언론과 호사가들의 추측이 난무할 만한 상황. 최근의 세계경제 상황으로 미뤄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 및 증시 폭락에 충격받은 대통령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온갖 추측이 나오던 그 시각, 오바마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었다. 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헬리콥터 사고로 산화한 미군 장병 30명의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미국 대통령은 이날 행사를 모두 취소한 채 워싱턴에서 헬기(마린 원)를 타고 도버 기지로 날아가 장병들의 귀환을 맞았다. 부하들을 사지로 보낸 최고사령관이 주검으로 돌아온 용사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고의 예우였다.

보통의 경우였다면 유해를 운반하는 의장대가 사령관에게 경의를 표시하고 참석자 전원이 유해를 향해 경례하는 식의 절차가 이어졌을 텐데 이날은 평소와 유해운반절차가 달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버 기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시신을 실은 C-17 수송기 두 대를 차례로 찾아 유해함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그런 뒤 250명의 유족 및 동료가 기다리는 기지 건물로 이동해 그들을 위로했다.

시신 훼손이 심해 일반적 절차를 준수할 수 없었고 그 때문에 언론에도 유해송환 절차가 공개되지 않았다. 장의 절차를 담당하는 미 공군 관계자는 CNN에 "헬기가 너무 심하게 폭발해 시신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전에도 전사 장병에 예우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 10월에는 새벽 4시에 도버 기지를 찾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유해 18구의 운구가 끝날 때까지 부동자세로 거수경례를 했다. 올해 3월에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 1차 세계대전 마지막 생존용사 프랭크 버클스의 하관식을 지켜봤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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