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넷인 주부 설영주(41ㆍ경남 통영)씨는 지난 5월 집안에 조그만 공부방을 열었다. 창업을 위해 따로 점포를 얻을 필요가 없는 데다, 100만원 안팎의 저렴한 초기 투자비용, 입소문만 잘 타면 웬만한 월급쟁이 이상의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점 등도 맘에 들었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설씨는 현재 35명의 아이들을 가르치며 월 400만원을 벌고 있다. 설씨는 "집안 일도 하면서 내 아이들도 함께 가르칠 수 있어 너무 좋은데 수입도 썩 괜찮은 편"이라며 웃었다.
치솟는 물가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공부방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수학 전문 아카데미를 운영ㆍ지원하는 제3교실(www.3class.co.kr)에 따르면 공부방은 주말을 제외하고 월~목요일까지 하루 평균 5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특히 수학을 잘 모르는 주부들도 교수법 등 전문화 교육을 통해 집 안에 10평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공부방을 열 수 있다. 학생들에게 10만원 안팎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돈을 받으면서, 반복 학습과 집중 관리를 통해 학원보다 더 학습효과를 끌어올려 줄 수 있다는 점도 공부방의 장점으로 꼽힌다.
대학 3학년 때 결혼해 13년 동안 살림밖에 몰랐던 주부 A(40)씨도 최근 공부방 개설 후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현재 37명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월 매출 500만원을 찍고 있다. A씨는 "하루 종일 여러 수업을 하는 보습학원보다는 철저한 개인관리를 통해 아이들의 성취도를 평가해 주니 학부모들이 믿고 맡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3교실 관계자는 "공부방 시장이 매년 2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웅진씽크빅의 홈스쿨도 기존 학습지와 과외, 학원의 장점을 결합한 공부방이다. 한 반에 학년과 수준에 따라 4~6명이 국영수는 물론 한자와 논술까지 배울 수 있다. 현재 월 평균 100개 정도의 공부방이 개설되고 있는데, 올 1,2월에만 400개의 공부방이 생겨났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창업하려는 주부들의 문의전화가 최근 늘고 있다"며 "시간제약도 덜하고 자녀교육은 물론 수입까지 챙기려는 주부들 사이에서 입 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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