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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비행장을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1.08.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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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수색비행장을 놓고 지역 주민과 경비행기 조종사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주민들은 소음ㆍ안전ㆍ집값하락 등 3중고를 호소하고 있고 조종사들은 인근 도심 개발로 운항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불만이다. 수색비행장이 군 지원항공작전기지로서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고 인근에 100층 내외의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건립까지 예정되면서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서울시는 별다른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고, 군 역시 손을 놓은 상태다.

상암동에 사는 주부 김모(31)씨는 수색비행장에서 하루 10여대씩 날아오르는 경비행기 소음으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했다. 한 달에 10일 가량은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한다. 한 살배기 아들이 낮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건강이 걱정되는 데다, 주변보다 아파트 값이 최대 5,000만원까지 떨어져 속 상하다.

수색비행장 활주로 이륙 지점과 일직선상에 있는 상암동 월드컵파크아파트 단지 주민 양모(65)씨는 9일 "비행기가 굉음을 내면서 날아올 때마다 아파트 14층 집에서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무섭고 현기증도 난다"고 호소했다.

국방부는 지난 3월 수색을 비롯해 전국 12곳의 군 지원항공작전기지 활주로 인근에 적용했던 고도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군은 비행장 인근 산 등 자연장애물을 기준으로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차폐이론'을 적용, 수색비행장 인근의 경우 건축물 제한 고도를 50m 정도 높였다.

그러나 국방부 조치 이후에도 주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주민 이모(45)씨는 "인근에 큰 산이 없어 고도제한 완화 효과가 거의 없고 군부대 때문에 근본적으로 개발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군이 2009년 송파구에 제2롯데월드 건축을 허가한 뒤 특혜 비난 여론이 일자 다른 기지의 제한도 완화했으나 생색내기였다는 비판도 있다.

또 이곳 활주로를 한국항공대가 1년에 130일 정도 경비행기 연습장으로 활용하면서 비행 안전사고 위험성도 제기된다. 수색비행장 활주로를 떠난 경비행기는 가로 3㎞, 세로 1㎞ 내외의 비행장주(비행구역) 내에서 운항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2004년 8월 항공대 교수 2명이 경비행기 비행연습 도중 이 구역 바깥에서 추락한 적도 있다.

계획대로 상암동에 133층(높이 640m) 랜드마크 빌딩이 들어설 경우 경비행기 운항의 위험성은 더 커진다. 랜드마크 빌딩 예정지는 모두 비행장주에서 직선거리로 2~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상암 1, 2, 3단지의 경우 이 비행장주 내에 있어 직접 위협을 받고 있다.

항공대 교관 A씨는 "경비행기의 최대 고도는 300m 가량인데 시계비행을 하는 특성 때문에 정면에 이보다 두 배 높은 건물이 생기면 심리적 불안감이 유발될 수 있다"며 "특히 건물을 향해 이륙할 경우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대는 이곳 활주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국방부 군사시설재배치과 관계자도 "이미 고도제한 완화 조치를 취했고 추가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직 조종사 출신 예비역 소장 이모씨는 "수색비행장은 상암지구 등 도심과 인접해 있고 초급 훈련생들의 비행도 잦아 항상 사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군사전문가도 "수색비행장은 전시에 대형수송기가 이용하기에는 활주로 길이가 너무 짧고 적 장거리포 사정거리 안에 있어 사실상 군사기지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며 "그 동안 불편을 참고 지낸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기지에서 해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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