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는 수비형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수비형과 달리 '공격형의 향기'를 강하게 풍기면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는 색다른 수비형이 등장해 화제다. 실력뿐 아니라 깜찍한 외모까지 겸비해 '얼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서효원(24ㆍ한국마사회)이 주인공. 지난 달 3일 끝난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를 통해 포탈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팬들의 관심을 끈 서효원을 지난 3일 경북 영천에서 만났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서효원은 깜짝 유명세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이 싫진 않은 듯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동료들 '협박'에도 행복
'깜짝 스타'가 된 서효원은 동료들로부터 시샘 어린 '협박'을 받고 있다. 서효원은 "얼마 전 TV 방송 인터뷰에서 팀 동료가 '아침에 안 씻는다'고 폭로했다"며 부끄러워했다. 이제 공인이 된 서효원에게 '굴욕 사진' 게재 등은 협박의 요소가 되고 있다. 그는 "우리 팀 동료들이 제일 무섭다. 다리를 쩍 벌리고 있는 모습이라든지 이상한 행동들을 동영상이나 사진 등으로 담고 있다"며 "이런 것들로 협박하다 보니 무슨 행동을 못하겠다"며 혀를 삐죽 내밀었다.
서효원은 '탁구 얼짱'으로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개인 홈피 방문자가 대폭 늘어났다. 그는 "이전에는 홈피 방문자가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많게는 하루에 3,500명이 다녀간다"고 즐거워했다. 질문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얼짱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팬의 엉뚱한 질문에 '아니오'라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고. 서효원은 "응원의 글이 많아서 운동하는데 힘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공격 1개 늘이는데 2년 소요
세계랭킹이 38위까지 오를 정도로 서효원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종별선수권 단식 2위와 슬로베니아오픈 복식 4강에 들었던 그는 올해 폴란드오픈 단식 3위와 코리아오픈 복식 3위를 차지하는 등 호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기량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그는 "10점 만점에 5점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지난해까진 3점이었는데 그나마 좋아진 것"이라고 수줍어했다.
초등학교 2년부터 탁구에 입문한 서효원은 서브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서브를 연습하다 밤을 새운 적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서효원의 '강서브'가 탄생했다. 강서브에 이은 3구째 공격이 서효원의 최대 주무기가 된 것도 강한 서브가 밑바탕이 됐다. 공격이 강한 수비형이라고 하지만 서효원은 연속 스매싱 컴비네이션을 완성하는데 꼬박 2년이 걸렸다. 그는 "현정화 감독과 박상준 코치의 도움으로 한국마사회에 오면서 공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스매싱을 때리고 난 뒤 힘이 들어가 이후 동작에 어려움이 있다"며 "1차 스매싱에 이은 2차 스매싱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데 2년이 꼬박 걸렸다"고 고백했다.
'김경아+박미영+우양=서효원'
서효원의 비교대상으로 수비형 탁구의 차세대 스타 우양(세계랭킹 7위ㆍ중국)이 꼽힌다. 서효원은 아직까지 모든 면에서 우양에 미치지 못한다. 그는 "우양은 공격 타이밍을 잘 찾고 공격 실수도 거의 없다. 마치 공격형 선수 같다"고 감탄했다. 우양과 상대 전적에서도 서효원은 3전 전패로 뒤져있다.
올림픽 출전의 꿈을 가진 서효원은 김경아(대한항공)와 박미영(삼성생명), 우양의 장점만을 흡수, 스타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전체적인 스타일과 공격적인 면은 우양을 닮고 싶다. 집중력 높고 커트 지구전에 능한 김경아 언니와 발 빠르고 공격 타이밍 포착이 좋은 박미영 언니의 장점을 혼합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항상 멀리 내다보고 준비하라'는 지도자들의 주문처럼 서효원은 한국탁구 중심으로 우뚝 서기 위해 '과정'을 중시하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데 자네이루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 서효원은
●생년월일 1987년 5월10일
●신체조건 160㎝, 53㎏
●소속 한국마사회
●전형 오른손 셰이크핸드 수비형
●실업데뷔 2006년
●세계랭킹 38위
●주무기 강서브에 이은 3구 공격
●수상경력
아시안컵 단식 4강(2008)
종별선수권 단식 2위
슬로베니아오픈 복식 4강(이상 2010)
코리아오픈 복식 3위
폴란드오픈 단식 3위(이상 2011)
영천=글ㆍ사진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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