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이 소셜미디어로부터 동력을 얻고 있다."
시위대가 첨단 통신수단을 활용하면서 영국 폭동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에서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무전기를 든 경찰을 따돌리고 있다. 이번 폭동 확산의 주범이 바로 소셜미디어 등 현대 기술이라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경찰을 무력화시킨 것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첨단 제품에 능한 청년층이 주도하는 시위대는 실시간으로 문자를 주고 받으며 모였다 흩어지는 게릴라 시위를 벌여 시간과 장소에서 경찰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시위대가 SNS 등을 활용해 기동전을 하는 것과 달리 경찰은 확성기와 무전기, 폐쇄회로(CC)TV 등에 의존하고 있다. 중앙통제실에서 폭동 상황을 보고 받은 뒤 무전을 통해 다시 현장에 지시하는 식이다. 헬리콥터에서 찍어 보낸 화면과 CCTV가 전송한 화면을 분석해 상황을 판단하다 보니 뒷북치기식 굼뜬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폭동에서 특히 스마트폰 블랙베리 메신저(BBM)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BM은 사용료가 없는데다 일반 문자서비스(SMS)에 비해 메시지를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달리 BBM 메시지는 암호화돼 있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쉬운 점도 작용했다. 경찰은 뒤늦게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의 협조를 얻어 메시지 추적에 나섰지만 이마저 고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시위대 일부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어느 지역 상점이 뚫렸다거나 물품이 널려있다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약탈한 물품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 등을 자랑 삼아 올리기도 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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