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등 전북 일대에 9일 1969년 관측 이래 최고 강수량인 하루 4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한 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하루 420㎜가 넘는 물폭탄을 맞은 정읍은 논밭의 20% 이상이 침수됐고, 지대가 낮은 마을의 가옥들이 대부분 물에 잠겼다. 정읍시내를 가로지르는 폭 50여m의 정읍천이 평소보다 수량이 5배 이상 늘어나고 유속도 10배나 빨라져 주민들이 범람 공포에 떨었다.
이날 오후 6시40분께 정읍 입암면 지선리 원천마을 뒷산이 무너지면서 이모(87ㆍ여)씨의 집을 덮쳐 이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특히 이날 밤 임실 섬진댐이 범람 위기 수위까지 도달해 댐 하류의 피해 예상지역인 임실군과 남원시, 순창군 500여 가구의 주민 1,000여명이 황급히 대피했다.
섬진댐관리단은 전북 전역에 내린 폭우로 댐에 유입되는 물이 크게 늘면서 오후 9시 현재 수위가 196.5m로 만수위(200m)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시ㆍ군 전 직원에 비상근무령을 내리는 한편, 소방공무원 800여명을 정읍 등 피해 지역에 투입해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앞서 오후 1시10분께는 정읍시 과교동 인근 호남선철도 신태인~정읍구간 하행선 지반이 폭우로 유실되면서 전철주가 철로 위로 기울어지는 바람에 하행선 기차 운행이 한 때 통제됐다.
전북에서는 이날 침수와 산사태, 동진강 범람 등으로 신태인읍 4개 마을, 산외면 5개 마을, 이평면 7개 마을, 입암면 2개 마을 등 12개 읍ㆍ면에서 1,664명이 학교와 노인복지회관 등으로 대피해 머물고 있다.
정읍=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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