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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리먼 사태후 '외환 몸집' 키웠지만…장기 충격엔 아직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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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리먼 사태후 '외환 몸집' 키웠지만…장기 충격엔 아직 역부족

입력
2011.08.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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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속단하긴 어렵지만 이번 위기가 3년 전 글로벌 경제위기 때처럼 금융과 실물경제 분야를 한꺼번에 와해시키리라는 전망은 적은 상황. 하지만 위기의 원인이 단시일에 해결하기 어려운 주요국들의 국가채무에 있다는 점에서 낙관할 수도 없다. 당장 혼란은 벗어나더라도 상당기간 크고 작은 충격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연히 관심도 한국경제가 장기적인 충격을 견딜만한 체력을 갖췄느냐에 모아진다.

이젠 장기전이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전날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해당 국가들의 정책 대응능력이 급격히 약화돼 있다는 점. 김 위원장은"2008년 위기는 단기간에 금융부문의 급격한 불안을 불렀지만 이번 상황은 실물경제의 불안과 연계된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됐다"며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정책대응 능력이 약화된 가운데 긴 시간에 걸쳐 실물부문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원인은 다르지만 사태의 전개 방식은 3년 전 리먼브러더스 때와 비슷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전세계 금융시장은 누구에게도 돈을 빌려주기 꺼리는 극도의 신용경색에 빠졌다. 선진국 금융사들마저 앞다퉈 자금 회수에 나섰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한국은 환율 급등과 달러난으로 제2의 외환위기 직전까지 내몰렸다. 정부는 환율 방어에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쏟아부으며 외화조달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극적으로 성사된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가 없었다면 최악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실물경제 역시 세계적인 소비와 투자가 위축 현상과 함께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결국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었다.

지금 상황을 3년 전과 구분하자면 아직 신용경색을 겪을 만큼 공포심리가 덜 하다는 것.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장기간에 걸쳐 2008년과 같은 위기 재발의 위험이 주기적으로 찾아올 테고 무엇보다 전세계의 장기 저성장 국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전 버틸 우리 경제 체력은?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위기대응 체력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정부는 2008년보다 ▦외화유동성 ▦외채구조 등이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한다. 700억달러 가까이 늘어난 외환보유액은 물론,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크게 높아졌고 전체 외채규모(약 4,000억달러)는 늘었지만 우려를 샀던 단기외채 비중은 50%대에서 30%대까지 크게 낮아졌다는 것. 여기에 선진국보다 양호한 국가채무비율과 기업들의 실적도 정부가 최근 금융시장의 패닉 양상을 "과민 반응"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아직 우려를 늦출 때가 아니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외환건전성 등을 감안하면 위기 때 급한 불을 끌 체력은 생겼지만 장기적인 기초체력은 아직도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도한 대외의존도가 늘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지난 3년간 오히려 수출비중이 늘었고 대기업들의 수출 성과를 내수 분야로 연결시킬 대ㆍ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체계 역시 미흡하다는 얘기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리먼 사태 직후 340억달러가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2009년4월 이후 990억달러나 들어왔다"며 "이는 신용경색이 재발하면 언제든 폭탄이 될 수 있는 불안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좀 더 강화된 외화 유출입 규제와 함께 외환시장 규모 확대 같은 장기과제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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