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코리아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의 높은 대외 의존도 탓에 위기에 유독 취약한 것이 현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년2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외신인도룰 보여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도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일 국제금융센터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8일 135bp(1bp=0.01%)로 지난해 6월11일(137b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이달 1일 101, 2일 106, 3일 107, 4일 112, 5일 117 등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8일에는 하루 만에 18bp나 상승했다. 정부는 "그래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강조하지만,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을 점점 더 높게 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은행들의 차입 여건도 나빠졌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산업, 수출입은행 등 주요 7개 은행의 CDS 프리미엄 평균은 5일 140bp에서 8일에는 143bp로 올랐다.
외평채 가산금리(2014년물) 역시 5일 160bp에서 8일 165bp으로 올랐다. 5월 중순 이후 최고치. 외평채 가산금리란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가산금리가 높아질수록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라 채권 발행 비용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모든 한국 자산의 위험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한국 채권은 '안전 자산'으로 각광받으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추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시 폭락이 시작된 2일부터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5,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4일 3,146억원을 순매도했지만 3일과 5일 각각 1,937억원, 858억원어치를 샀고,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기록했던 8일에도 2,95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증권 김성봉 시황팀장은 "주식과 채권시장이 모두 망가졌던 2008년과 달리 외국인이 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게 아니란 점에서 안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외국인들의 채권 이탈로까지 이어지는 경우 충격이 큰 만큼 충분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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