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고교 1학년이 되는 2014년에는 고교 전 교과가 선택과목으로 개설되고, 학생들은 기본ㆍ일반ㆍ심화 등 수준에 따라 과목을 택해 배울 수 있게 된다. 또 과목간 중복되는 내용이 감축돼 전 과목의 학습량이 20% 가량 줄어든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새 교과 교육과정을 확정, 고시했다. 새 교과 교육과정은 올해 1월 발표된 교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에 따라 과목별로 어떤 내용을 담을 지 상세히 규정한 것으로, 2013년 초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학년, 2014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된다.
우선 고교의 경우 550개의 선택과목이 510개로 줄어든다. 보통 교과의 선택과목은 101개에서 76개로, 심화과목은 193개에서 183개로 축소된다. 전문 교과의 과목도 256개에서 251개로 준다. 교과별로 특성화된 교실에서 수업하는 교과교실제와 특정 기간 동안 중점적으로 수업하는 집중이수제, 과목별 수업 시간을 모아 연속으로 진행하는 '블록타임제' 등이 활성화된다.
그러나 새 교과 교육과정에는 중학교 도덕에 국가정체성 교육이 추가되고, 내년부터 필수로 지정되는 고교 한국사에 근현대사 부분이 축소돼 향후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어떤 내용으로 서술되느냐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또 당초 2014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개정 교육과정을 교과서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서둘러 고시한 것과 관련해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 추진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새 교과과정에서 고교 한국사는 근현대사의 비중이 축소돼 전근대사와의 비율이 5대 5 정도로 맞춰졌다. 기존 역사 교육과정은 중학교는 전근대사 중심, 고교는 근현대사 중심으로 교과서가 이뤄졌으나 보수 진영에서 고교 한국사의 근현대사가 좌편향적으로 기술됐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오세운 전교조 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기존 고교 한국사에서 근현대사의 비중은 70% 정도였는데 50%로 축소됐다. 한때 근현대사 부분을 30%까지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됐던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았지만 앞으로 교과서의 검정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전근대사 중심이었던 중학교 역사는 근현대사 부분이 추가돼 중학교와 고교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배우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덕교사모임의 임덕준 회장도 "국가 정체성 부분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지만 이전처럼 내용이 회귀한다면 문제"라며 "정권 홍보, 민족우월주의, 국수주의적 요소가 담기게 된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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