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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스타일 구긴 오바마…긴급연설 후 오히려 주가 낙폭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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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쇼크/ 스타일 구긴 오바마…긴급연설 후 오히려 주가 낙폭 커져

입력
2011.08.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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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호소도 소용없었다. 미국 금융시장은 8일(현지시간) 혼란을 진정시켜 보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긴급 연설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폭락했다. 미 경제의 강인함을 강조한 발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뉴욕증시는 연설이 끝나자 오히려 낙폭을 확대해 나갔다. 이날 금융시장 어디에서도 미국 대통령의 존재감은 찾을 수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공포가 모든 것을 덮어버린 하루"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금융위기와 관련한 백악관 연설에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부 신용평가기관이 뭐라고 하던 우리는 언제나 'AAA 등급' 국가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최고의 대학과 최고의 생산성을 갖춘 노동자, 최고의 혁신기업, 그리고 최고의 도전정신을 가진 기업을 갖고 있다"고 미국 경제의 체력을 강조했다. 또 "만약 'AAAA' 등급이 있다면 미국에 주고 싶다"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나와 전세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금융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급하게 마련됐다. 지난달 31일 부채협상 타결 성명을 발표한 지 9일만이며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지 사흘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경제의 신용도를 내내 강조하면서도 정치에 대해서는 '후진성'을 인정했다. 그는 "신용평가기관이 우리의 부채상환 능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협상 과정의 정치시스템에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라며 최근의 부채협상을 '정치논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채협상에서 제외됐던 세제개혁 필요성을 재차 거론했다. 부유층 감세 폐지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압박해 앞으로 있을 재정적자 감축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던 중 잠시 관망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구체적인 조치가 제시되지 않자 여지없이 곤두박질쳤다. 연설 직후 가까스로 유지되던 1만1,000선마저 무너지면서 뉴욕 주식시장 115년 역사상 여섯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전부가 하락했고 주가 변동성을 나타내는 불안지수(VIX)는 2007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치솟았다.

일부에서는 금융위기가 S&P의 신용등급 강등이 아닌 미국 재정의 허약함에서 초래된 것인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시장을 안심시키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RDM 파이낸셜그룹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마이클 셸던은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명했을 뿐이며 문제는 정부지출을 늘려야 하는 경기침체의 와중에 거꾸로 2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어떻게 줄이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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