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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는 공대만 강하다고? 21세기형 新 인문학도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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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는 공대만 강하다고? 21세기형 新 인문학도 양성

입력
2011.08.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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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개교 72주년을 맞는 한양대는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대학이다. "한양대 공대가 있었기에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가 가능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대학 공대 출신들은 1970년대부터 각계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4월 경영 월간지 이 금융사와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100대 기업(2009년 매출액 기준)의 CEO 155명의 출신 대학을 분석한 결과 한양대 출신은 7.1%로 서울대(40.3%), 연세대(16.1%), 고려대(11.7%)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한양대 관계자는 "1970년대만 하더라도 공대의 취업률은 97.9%에 달했고, 국가 기술자격 1급 시험에서 87%의 합격률로 국내 대학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1980년대에도 기술고등고시에서 공학계 합격자를 최다 배출했고,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에는 전자, 통신,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IT 분야의 벤처기업 지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양대 공대 출신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코스닥협회가 펴낸 '코스닥 경영인명록'에 따르면 1,000여개 코스닥 상장사 CEO 중 한양대 출신은 8.7%(3위)로 고려대(7.4%)보다 많다. 때문에 한양대는 '이공계 CEO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한양대가 추구하는 발전 방향은 강점인 공대를 중심으로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의 성장을 동시에 꾀하는 전략이다.

한양대 오차환 입학처장은 "한양대의 롤 모델은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라고 했다. 그는 "MIT는 이름만 보면 공대만 있는 것처럼 보이고, 스탠퍼드도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창업으로 유명하지만 '공대만 좋은 학교'라는 생각은 정말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며 "두 대학은 학문간 융합이 탁월해 경제, 경영, 인문, 사회, 로스쿨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전통적으로 강한 공대뿐 아니라 타 학문분야도 세계 수준으로 발전시키려 하는 한양대와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양대는 인문사회계열에서도 수많은 파워엘리트들을 배출해왔다. 오 처장은 "사법시험 합격자 1,100여명, 행정고시 합격자 300여명, 공인회계사 합격자 700여명 등 인문사회계열의 핵심 사회 진출 지표인 이들 고시에 합격한 동문 숫자가 누적 기준으로 국내 대학 가운데 상위 5위 안에 든다"고 말했다.

과거 공학 부분의 핵심인재는 서울대 공대와 한양대 공대가 주도적으로 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카이스트, 포스텍 등이 등장하면서 공대의 지형도가 바뀌었고,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한양대 공대는 대학 리서치 혁신 프로그램인 URIP(Undergraduate Research Innovation Program)을 앞세워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정보통신, 환경, 바이오 3개 분야 융합기술을 정규 교과목으로 확정했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업과 공동으로 맞춤형 교과과정을 운영하면서 실용학풍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 지도를 위한 새내기 세미나와 평생 지도교수제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한양대는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실 부사장을 지낸 유인경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지낸 상병인 교수 등 우수 재원들을 영입했다. 한양대 공대 교수들은 1인당 평균 3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으며 연간 2,000건이 넘는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있다.

인문학의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주도하는 '트랜스내셔널리즘' 연구를 발전시켜 대학원에 트랜스내셔널 인문학과가 개설됐다. 철학, 역사, 문학, 사회, 정치, 문화 등을 특정국가의 경계에서만 바라보는 국민국가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통섭적인 학문체계를 가르쳐 21세기형 신(新)인문학도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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