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시장은 불안감을 넘어 공포 수준이었다. 그야말로'블랙 먼데이'였던 이날 주가 급락은 세계적이었다. 한국 시각 9일 미국의 시장상황과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진 뒤 처음으로 열린 8일 증시는 초반만 해도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시장안정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주요국 증시의 하락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오후 들어 각국 증시는 장중 최대폭 하락 등 각종 기록을 남기며 3%내외 하락으로 마감했다. 우리 증시는 특히 장중 서킷브레이커(장중 20분간 거래중지)까지 발동할 정도로 급격히 떨어진 채 코스피는 3.82%, 코스닥은 6.6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시장의 불안감이 리먼사태 때보다 덜하지 않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빚내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주요 원인이었으며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패닉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국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은 1997년 경제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며 과도한 불안감이 오히려 위기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97년 위기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체질 문제였고 금융위기 때는 외환부문의 취약점이 노출된 반면 주식시장에 관한 한 지금은 미국 문제로 단순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관계자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국제 금융거래 측면에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며 "국내 시장참여자들은 미국이 기축통화국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이 돈을 푸는 추가적인 양적 완화 조치가 상당히 어려운 점 등 마땅한 진화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를 초긴장상태로 몰고 간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타개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세계 금융시장의 주문이고 기대다. 9일과 10일 FOMC회의 후 FRB 버냉키 의장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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