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실물자산 가격도 요동을 쳤다. "믿을 건 안전자산 뿐"이라는 인식이 극에 달하면서 금값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 가격은 장중 3.3%가 오른 온스당 1,706.10달러를 기록했다. 7월19일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한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다시 1,7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세운 것이다.
국제 금값이 폭등하자 국내에서는 금 시세를 하루에 두 차례나 올리는 유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금거래소는 이날 오전 소비자 구매 기준 3.75g(1돈)당 국내 금값을 전날에 비해 4,400원 오른 22만9,900원(부가가치세 10% 별도)으로 정한 뒤 오후에 소매가를 2,100원 더 올려 23만2,000원으로 다시 조정했다. 이날 하루에만 국내 금값이 6,500원이나 오른 것이다.
반면 국제 원자재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은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24% 떨어진 배럴당 83.20달러까지 추락했다. WTI는 중동 지역 정정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4월에만 해도 11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제는 배럴당 80달러선마저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금속, 곡물 등 다른 상품시장 역시 가격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에게도 불안심리가 커져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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