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증시가 쏟아낸 기록들은 충격과 절망이 뒤범벅 된 장 분위기만큼이나 최악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장중 하락폭은 143.75포인트로 역대 최대였다. 종전 기록은 2008년 10월16일(135.14포인트)에 작성됐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6.95포인트(24.55%) 오른 35.26으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45까지 급등하기도 해 나빠 질대로 나빠진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올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엔 사이드카가, 코스닥시장에선 서킷브레이커가 내려졌다. 유가증권시장에 사이드카가 등장한 건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이고, 코스닥시장에 대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년9개월만으로 역대 다섯 번째였다.
종목들도 처참한 처지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하한가 18개를 포함해 835개 종목이 하락한 반면 상승종목은 62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에선 하한가 78개 등 931개 종목이 내렸다.
이날까지 닷새 연속 하락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선 170조4,906원의 돈(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이 닷새간 15조원 넘게 증발했다.
금융위기(2008.10.20~24) 때보다 하락률이 낮았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5거래일간 13.94%(302.86포인트) 하락했는데, 금융위기 당시엔 20.47%(241.72포인트)가 빠졌다.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행렬은 이번이 더했다. 2008년 10월 외국인이 닷새간 순매도한 금액이 1조900억원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5일동안 2조원 어치 이상을 팔아 치웠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